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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말 동양 사태가 터진 후 회사채 시장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채권 투자자들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신용등급은 낮지만 연 6%~7% 수준의 고금리를 제공해 인기를 끌었던 리테일(소매) 채권들은 동양 파동 이후 자취를 감췄고, AA등급 이상의 우량 회사채들만 기관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AA-등급 3년물 회사채 금리와 BBB-등급 3년물 회사채 금리간 스프레드(차이)는 9월말 5.62%포인트에서 10월말 현재 5.79%포인트까지 벌어졌다. 비우량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BBB-이하 등급의 회사채 가격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금리 상승)는 얘기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당분간 비우량ㆍ고금리 회사채에 투자하는 것은 무리라고 조언한다. 김은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동양 사태 이후 증권사들도 고금리 리테일 채권 영업을 접은 상태"라며 "최근 일부 투자자들이 한 방을 노리고 유통시장에서 신용 리스크가 존재하는 일부 회사채를 거래하고 있지만 제2의 동양 사태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이 또한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현재 개인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채권은 무엇일까. 채권 전문가들은 A등급의 기업 중 재무 상태가 양호하고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제공하는 회사채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BBB등급 이하 회사채 보다 금리가 낮지만 재무 상태가 양호하고 은행보다는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한솔제지, 대웅제약 등 A등급 기업들은 기관 수요예측에서 흥행하면서 평균 연 3.5% 수준의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하는데 성공했다. 이들 기업은 같은 A등급의 건설ㆍ해운 업종보다 재무 상태가 건전해 리스크가 덜하다는 분석이다.
이경록 NH농협증권 연구원은 "A등급에는 건설ㆍ해운 업종에서부터 중견기업들까지 다양한 업체가 포진돼 있다"며 "이중 재무지표가 양호하고 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회사채를 선별해 물량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회사채보다 더 안정적인 투자를 원하면 KP물(코리안페이퍼)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KP물은 신용등급이 높은 기업들이 해외에서 달러 등으로 발행하는 채권을 말한다. 보통 국내에서 발행할 때보다 높은 금리로 채권을 발행한다. 특히 달러표시 KP물은 환헤지를 위해 원ㆍ달러 선물환을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해 1.1%~1.6%의 고정수익을 추가로 얻을 수 있다. 대신증권은 지난 7월부터 한국도로공사를 비롯해 중소기업은행ㆍ정책금융공사 등이 발행한 달러표시 KP물을 중개 판매하고 있다. 6개월마다 지급하는 표면금리는 1.375%~4.625% 수준으로 잔존만기는 2015년~2019년으로 다양하다. 최소 가입금액은 1억2,000만원이다.
한국전력이 달러로 발행한 KP물은 절세 혜택도 있다. 원래 KP물은 이자소득에 대해 15.4%의 세금을 물어야 하지만 한국전력 KP물은 1999년 이전에 발행된 채권으로 조세특례제한법 제 21조에 의거 소득세 14%가 면제돼 개인의 경우 1.4% 농특세만 내면 된다.
표면금리가 0%인 국민주택 2종ㆍ3종 채권 등 제로쿠폰채권도 안정적이다. 제로쿠폰 채권은 쿠폰금리가 0%로 이자에 붙는 이자소득세가 없다. 발행 액면가보다 싸게 유통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만기까지 보유 시 얻게 되는 자본차익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운 게 흠이지만 삼성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이 리테일 물량을 확보해 일부 개인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해외로 눈길을 돌리라고 조언한다. 최근 30% 이상 평가 손실을 봤던 브라질 국채가 대표적이다. 브라질 국채는 최근 브라질 통화인 헤알화 가치 급락으로 대규모 손실을 봐 명성에 금이 가기도 했지만 비과세 혜택이 있어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손한균 KDB대우증권 PBClass 센텀시티 센터장은 "헤알화 때문에 변동성이 크지만 브라질 국채는 연 10% 수준의 금리를 제공하고 이자소득ㆍ환차익ㆍ자본차익에 비과세 혜택에 있어 장점이 많다"며 "향후 올림픽과 월드컵 개최로 헤알화가 다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금이 저가매수의 절호의 기회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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