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아파트·토지·상가·업무용빌딩등의 부동산 상품들의 기상도는 쾌청. 지난해가 IMF의 충격에서 벗어나는 단계였다면 올해는 경기회복에 따라 부동산 각 종목군으로 매수세가 유입돼 대세상승의 기조를 유지할 것이란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견해다.그러나 주식시장에서 첨단주와 대중주 사이의 간격이 벌어지듯 부동산시장 또한 상품별로 수요자들의 관심을 끄는 인기지역과 그렇지 못한 비인기지역간의 격차, 이른바 양극화 현상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 부동산시장을 주택시장 토지시장 기타시장 등 3개 부문으로 나눠 기상도를 그려본다.
◇주택시장=지난해 10월이후 지속되고 있는 거래침체상태에서 점차 벗어나 5% 안팎의 안정적인 가격상승이 예상된다. 하지만 지난해 나타난 인기지역과 비인기지역간, 로열층과 비로열층간의 차별화 현상은 심화될 전망이다.
지난해말 국토연구원은 「2000년 부동산·건설경기 전망」보고서를 통해 내년 주택공급 규모는 IMF이전에 비해 20만가구 정도 줄어든 40만가구에 그치지만 주택수요 또한 줄어 가격급등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부동산 전문가들의 전망도 국토연구원과 비슷하다.
LG경제연구원 김성식(金聖植)연구위원은 『지난해 큰 폭의 아파트 가격 상승은 IMF이후 낙폭과대에 따른 보상차원이라고 본다』며 『서울 강남등 인기지역 아파트의 가격이 IMF이전 수준으로 회복된만큼 올해 주택시장은 수급이 지배하는 안정적인 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반적인 안정세속에서도 한강변, 강남, 용인 죽전 등 인기지역 신규공급아파트에 대한 청약열기는 이어질 전망이다. 분양가 자율화에 따른 마감재 고급화로 신규아파트와 기존아파트간의 품질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98년에 이어 99년에도 부진했던 지방의 아파트분양도 올해는 다소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2~3년동안 공급이 거의 없었던 탓에 분양을 기다리는 대체수요층도 두텁게 형성된 상태다. 주택업체들도 올해 지방분양을 대폭 늘릴 방침이다.
◇토지시장=IMF이후 가격급락에 따른 반사심리, 4월 총선이후의 물가불안 우려 등으로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가 활발해질 전망이다.
아파트는 이미 IMF이전 수준으로 가격이 회복됐지만 지난해 땅값은 연간 3% 안팎의 상대적으로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따라서 가격상승의 여지가 그만큼 크다고 볼 수 있다.
올해 땅값은 전국 평균 3~5%정도 상승할 것으로 부동산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특히 대규모 택지개발에 따른 보상이 실시되는 용인과 화성군등 용인 인접지역, 그린벨트에서 풀리는 서울및 수도권지역등의 땅값은 10%이상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할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말부터 올해 상반기중 용인지역에서 풀릴 보상금만 2조원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이가운데 절반만 다시 땅으로 돌아오더라도 1조원이상이 풀리게 되는 셈이다.
또 지난해까지 구조조정으로 설비증설에 나서지 못했던 기업들이 올해 본격적으로 공장증설에 나설 것으로 보여 거래가 침체됐던 공장용지등의 매기도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토지공사 김창연(金昌淵)연구처장은 『지난해까지 기업등의 대규모 토지 매입이 없었기 때문에 땅값이 안정된 측면이 있다』며 『공장증설, 유통업체 건립 등에 따른 대규모 토지수요가 살아날 올해를 토지시장의 본격적인 회복기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타시장=상가·업무용빌딩등도 경기회복과 더불어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분석된다.
업무용빌딩의 경우 경기회복과 더불어 공실률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최근 건설산업연구원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내 업무용 빌딩의 공실률은 1분기 평균 11.6%에서 2분기 8.9%, 3분기 7.8%로 하락했다. 특히 서울 벤처기업의 요람으로 떠오른 서울 강남의 경우 1분기 10.6%에서 3분기 5.0%로 IMF이전 수준으로 회복한 상태다.
빌딩알선 전문업체인 두나미스 홍영준사장은 『올해도 사무실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며 『IMF이전수준의 75~80%에 머물고 있는 임대료도 IMF이전의 85~90%선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가도 목좋은 1급지를 중심으로 빠른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시중금리가 한자릿수를 유지함에따라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아져 시중 부동자금이 일부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이후 10억~20억원 투자하면 매입할 수 있는 강남 이면도로변의 대지 50~100평규모의 상가가 속속 팔려나가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업무용 빌딩이나 상가의 가격상승은 인기지역에 국한될 것으로 보인다. 상가가 과잉공급된 분당·일산등 신도시권이나 도심 외곽쪽은 시세 상승이 더딜 전망이다.
지난해 수요자들의 관심권 밖으로 멀어져있던 전원주택·오피스텔등은 일부 수요가 살아나긴 하겠지만 시장흐름을 완전히 회복세로 돌리기에는 힘이 부칠 것이란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