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잠정실적 발표로 본격적인 4·4분기 실적시즌이 개막한 가운데 '빅배스(Big Bath)' 주의보가 켜졌다.
빅배스란 4·4분기에 해당 회계연도에 남아 있는 잠재손실·일회성비용 등을 몰아서 처리하는 현상으로 삼성전자처럼 인센티브 비용을 4·4분기에 반영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7일 동양증권은 국내 증시에 상장된 주요 200개 상장사의 순이익을 23조4,910억원으로 전망해 최근 1개월 동안 7.1% 낮췄다. 우리투자증권도 상장사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현재의 33조9,000억원에서 26조9,000억원까지 20.7% 하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증권사들이 실적 전망을 하향하는 이유 중 하나는 빅배스 현상으로 실제 이익이 시장전망치보다 적게 나올 수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7년 연속 상장사들의 4·4분기 실적이 시장예상치를 밑도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며 "4·4분기는 기업의 비용처리가 몰리면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이 어긋나는 경우가 많고, 올해는 엔저 현상이 더해지며 상장사들의 실적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번 실적시즌에는 주가 상승 기대감을 낮춰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연초부터 외국인이 매도세를 보이며 수급이 악화된 시장에서 기업의 실적까지 줄어들어 개별 종목의 전망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전기·전자에 이어 자동차도 4·4분기 물량을 밀어내기 위해 인센티브 비용이 늘어나 실적이 크게 뛰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실적시즌에는 증시가 횡보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