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만호 대한적십자사 부총재가 지난 주 2차 이산가족상봉 행사 관련 자리에서 성희롱적 건배사를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8일 통일부 기자단 등에 따르면 2차 상봉단의 방북 전날인 지난 2일 저녁 한적(대한적십자사)과 정부 관계자, 그리고 상봉행사 공동취재단이 참석한 만찬 자리에서 경 부총재는 건배사로 “오바마”를 외쳤다.
문제는 경 부총지가 이 건배사의 내용을 소개하면서 “내가 아는 건배사가 많은데 요즘 뜨는 것 중 ‘오바마’라는 것이 있다. 아시느냐”며 “(내용은)‘오빠, 바라만 보지 말고 마음대로 해’라는 뜻이다”고 연신 설명해 불거졌다.
이어 경 부총재는 “‘오바마’를 외칠 테니 모두 따라 외쳐 달라”고 말한 뒤 잔을 들었지만, 일부 관계자를 제외한 동석자 상당수가 침묵을 지키면서 자리는 한 순간에 싸늘해 졌다.
경 부총재는 이어진 식사 자리에서도 자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여자는 예쁘기만 하면 되지 뭐”라고 말해, 참석자들을 당황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공동취재단 등이 성희롱적 발언이라며 항의했고, 경 부총재는 며칠 뒤 기자단을 찾아 “제 말로 상처 받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남측 상봉단 모두가)한 식구로 같이 가야 한다는 마음으로 식사하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잡기 위해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또 “원래 적십자는 사랑으로 봉사하는 것이 우리의 구호”라며 “그런 말씀 드리면서 건배사를 했는데, 그것이 만약 여성을 비하하는 것으로 생각했다면 많은 분들 앞에 그런 말씀을 드릴 수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 부총재는 지난해 1월 임기 2년의 한적 부총재로 선임됐다. 또 경 부총재는 같은 해 3년 임기의 대한의사협회장으로 선출돼 대한의사협회 회장이라는 직함도 갖고 있어 파장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