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국회 파행 전문가 진단 "당론·계파논리로 허송세월"

"소모적 논쟁 빨리 끝내야"<br>의원들 현 경제 위기상황 제대로 인식 못해<br>"정치의식 개선… 국익 차원서 머리 맞대야"

(좌부터)김형준 명지대 교수, 장훈 중앙대 교수, 김호기 연세대 교수, 심지연 경남대 교수

18대 국회가 저조한 입법활동을 보여 '불임국회' '식물국회'로 지탄 받는 것은 지나치게 당론과 계파논리에 휘둘린 데 따른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나왔다. 특히 전문가들은 18대 국회를 판단력을 상실한 국회로 규정했다. 경제가 파국으로 가느냐 마느냐 하는 절박한 상황에서 의원들이 현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경제회복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국회가 생산적인 입법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여야가 하루 속히 머리를 맞대고 제 역할 찾기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호기 연세대(사회학과), 김형준 명지대(교양학부), 심지연 경남대(정치외교학과), 장훈 중앙대(정치외교학과) 교수 등 정치 분야 전문가 4명은 이날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이 같은 의견에 공감했다. 이들은 "여당은 계파의 시각만 존재하고 야당은 생존에 급급한 반대에만 치중하는 등 의원 개개인이 입법기관으로서의 역할보다는 이해관계에만 몰두하는 구태의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또 "일자리 창출의 경우처럼 정치적 이슈가 아닌 국가적 이슈로 접근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임에도 여야가 정치적 판단으로 소모적 논쟁만 벌이는 게 대표적인 사례"고 지적했다. 이들은 18대 국회가 생산적 국회로 거듭나기 위해 크게 세 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우선 주요 현안과 관련, 내년도 예산안처럼 국가적 이슈는 여야가 정치적 판단보다는 국익 차원에서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호기 교수는 "선진국도 정치적 이슈에 대해서는 여야가 치열하게 논쟁하지만 서민경제와 중소기업 등 국가적 이슈에 대해서는 국익 차원에서 머리를 맞대고 얘기한다"고 말했다. 김형준 교수는 "경제위기 상황인데도 여야가 시급히 처리해야 할 예산안과 주요 법안에 대한 당론만 내세우며 정치적 논리로만 일관하기 때문에 생산적 국회가 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의원 개개인이 입법기관이면서도 당론과 계파 논리에 따라 움직이는 정치의식 개선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많았다. 김호기 교수는 "이번 국회가 특이한 것이 여당 내에 야당인 친박(친박근혜)계가 있어 거대 여당임에도 힘을 쓰지 못한다는 것"이라며 "여당은 계파갈등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국정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 교수는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여야가 당론에 집착하지 말고 경제만이라도 초당적인 협조를 통해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강력한 대통령제에 따라 상대적으로 위상과 권한이 추락한 입법부의 역할 되찾기를 서둘러야 한다는 해결책을 제시했다. 국회가 행정부를 견제해야 하는데도 무조건 옹호하려는 여당과 대안 없이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는 야당의 태도를 질타한 것이다. 장 교수는 "현 시국을 풀기 위해서는 대통령이 여당에 더 많은 협상력과 권한을 부여해 청와대 눈치를 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형준 교수는 "입법부가 행정부를 함께 견제해야 하는데 우리는 대통령제에 내각제적 요소가 가미되면서 여당은 무조건 정부를 옹호하고 야당은 무조건 정부를 반대해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는 게 문제"라고 분석했다. 대통령이 탕평인사를 등을 통해 국회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고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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