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쌍용건설 비등기임원인 이모 상무보는 지난달 22일 보유주식 2만9,129주 전량을 장내에서 팔았다. 주당 매도가격은 4,620원으로 매각금액은 1억3,475만원에 이른다. 같은 달 25일 유모 상무보는 주당 4,730원에 1만1,442주, 백모 상무보는 4,753원에 1만3,613주를 장내에서 팔았다. 남모 상무는 1월14~16일 갖고 있던 2만4,070주를 모두 매도했다. 이밖에 김모 상무 등 9명의 임원이 지난해 10월부터 올 1월 초까지 모두 10만9,586주를 팔았다.
문제는 이들이 전액 자본잠식으로 쌍용건설이 상장폐지 위기에 빠지기 전에 보유주식을 대거 매도했다는 점이다. 회사가 전액 자본잠식으로 퇴출될 우려가 커지기에 앞서 가지고 있던 주식을 팔아 손실을 회피했다는 점에서 '나만 살자'는 식의 행동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쌍용건설은 지난 14일 자본 전액잠식 사실을 공시했다. 자본 전액잠식은 상장폐지 사유다.
11일 현재 쌍용건설 주가는 2,735원으로 임원들이 미리 내다 판 주식 가격이 3,000~4,000원대 후반임을 감안하면 결과적으로 임원들은 최소 수백~수천만원가량의 손실을 회피할 수 있었다. 쌍용건설은 12일부터 주식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한 상장회사 기업설명(IR) 담당자는 "주식이 개인재산이라는 측면에서 법적 문제는 없지만 임원이 회사 사정에 밝아 기업 내 주요 내용을 미리 알 수 있다는 측면에서 도덕성에 대한 비판을 면하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쌍용건설 측은 "지난해 임원 연봉이 50% 깎이고 연말 보너스까지 반납하면서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주식을 매각했을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며 "말 그대로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격"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