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 '축구에 특화된 TV'로 중남미 공략

하이라이트 보기 기능 등 탑재

현지 맞춤전략 제품 대거 공개

지난 5일(현지시간)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삼성 중남미 포럼'에서 삼성전자 모델들이 '사커모드'가 적용된 스마트TV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거대 인구와 풍부한 천연자원을 무기로 급성장하는 중남미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북미와 유럽 등 성숙기로 접어든 기존 선진국 시장을 대신해 폭발적인 잠재력을 지닌 중남미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5일(현지시간) 멕시코 칸쿤에서 '삼성 중남미 포럼'을 열고 105인치 곡면 UHD(초고해상도) TV를 포함한 올해 전략 제품들을 대거 공개했다.


이상철 삼성전자 중남미 총괄 부사장은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남미는 지난 5년간 연평균 4% 이상의 경제 성장률과 5억7,000만명에 달하는 거대 인구를 앞세워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신흥시장"이라며 "매출규모에서도 유럽, 미국, 중국에 이어 4번째로 큰 만큼 어려운 시장환경 속에서도 지속적인 혁신 제품 출시와 현지 마케팅을 통해 시장 공략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중남미 시장 공략을 위해 먼저 꺼내든 카드는 바로 축구다. 마치 종교에 비교될 정도로 축구에 열광하는 현지인들을 겨냥해 개발한 TV 기능을 앞세워 중남미 소비자의 지갑을 열겠다는 계산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올해 출시된 UHD TV 모델에 '사커모드'와 '사커패널' 등 축구와 관련된 기능들을 대거 탑재했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추가된 '하이라이트 보기' 기능은 TV 화면의 점수판이 바뀌거나 중계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갑자기 커지면 TV가 스스로 감지해 하이라이트 장면을 포착, 시청자가 이를 재생해 볼 수 있도록 했다.


또 TV 화면을 9개로 나눠 시청자가 이 중 1개 구역을 확대할 수 있는 기능도 적용해 선수의 발 동작이나 표정 등 세세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고 볼 수 있게 했다. 개인용 영상녹화 기능을 이용하면 실시간 경기중계와 녹화장면을 동시에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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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글로벌 스포츠채널 ESPN과 독점 제휴해 만든 '사커패널' 서비스도 도입했다. 사커패널은 시청자가 자신이 좋아하는 팀을 선택하면 해당 팀의 최근 경기영상과 관련뉴스, 경기결과 및 일정 등 다양한 정보를 한 눈에 보여준다. 이 밖에 지난해 처음 선보인 '사커모드' 기능을 한층 더 강화해 리모컨에 있는 축구공 모양의 핫키를 누르면 생생하고 세밀한 잔디의 색감과 함께 경기장 관중석에 있는 듯한 멀티 서라운드 음향이 제공된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트라이앵글 디자인을 적용한 벽걸이형 에어컨과 수납공간의 효율을 높인 푸드 쇼케이스 냉장고, 프리미엄 전자동 세탁기 등 중남미 프리미엄 가전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다양한 제품도 함께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중남미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 이상철 부사장은 "중남미 소비자는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에 대해 매우 열정적인 구매 성향을 지닌 것이 특징"이라며 "올해는 6월 열리는 브라질 월드컵 특수에 힘입어 TV를 중심으로 한 폭발적인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실제 중남미 UHD TV 시장의 경우 올해만 전년 대비 13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에도 UHD TV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2017년에는 연간 280만대 규모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태블릿PC 시장 역시 올해 80% 이상의 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2017년에는 중남미 인구 5명 중 1명꼴인 1억명이 태블릿PC를 구매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춰 삼성전자는 지난달 21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이상철 부사장 주재 하에 브라질·멕시코·칠레·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13개국 법인장과 영업 책임자들을 소집해 '중남미 전략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중남미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한 현지 1위 제품의 확대 방안과 중남미총괄 거점을 중심으로 각 국가들과의 영업·유통·마케팅 등 유기적인 협력계획 등이 논의됐다. 아울러 브라질 월드컵을 겨냥한 마케팅 전략과 B2B(기업간 거래) 사업을 포함한 신규시장 창출 플랜에 대한 의견도 오갔다.

중남미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성장세도 두드러진다. 삼성 TV는 4년 연속 1위 자리를 이어가고 있으며, 스마트폰과 냉장고(프렌치 도어)는 지난해 처음으로 점유율 50%를 넘어섰다. 태블릿PC는 2012년 4·4분기 애플을 제치고 처음 1위에 오른 뒤 더욱 격차를 벌리며 지난해는 점유율 40%로 애플(16%)을 크게 따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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