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1인분 9,900원… 한우의 다양한 부위 맛보세요"

[DART Money] 창업이야기 - 한우 전문점 '얌체' 론칭 다하누촌 최계경 회장



한우 가격거품을 제거하며 한우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켰던 최계경 다하누촌 회장이 소띠해인 새해 초 한우로 또 다시 일을 벌였다. 1인분(150g)에 9,900원, 1만5,000원짜리 메뉴로 15평, 30평짜리 소규모 점포 매장을 여는 한우 전문 프랜차이즈 ‘얌체’를 론칭한 것이다. 최 회장은 얌체를 통해 한우 소비의 혁신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인터뷰를 위해 사무실을 찾은 기자에게 인사를 주고 받을 사이도 없이 바로 한우 얘기를 꺼냈다. 그는 한우 얘기를 할 때는 피곤한 것도 잊는다고. 최 회장은 기자에게 얌체의 메뉴판을 보여주며 “얌체에는 한우전문점이라면 당연히 있어야 할 등심과 갈비 메뉴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한우 가격이 비싼 이유는 선호 부위와 비선호 부위가 뚜렷하게 나눠지기 때문”이라며 “소비자들이 잘 몰라서 그렇지 한우 부위중에서 등심과 갈비외에도 구워서 먹을 수 있는 부위가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우 부위중 등심은 1kg에 6만8,000~8만원대인데 반해 비선호부위인 엉덩이살, 업진살, 우각살 등은 1kg에 1만7,000~2만원에 불과하다. 최 회장은 “등심과 갈비의 수요가 늘어나다보니 가격이 계속 올라가게 되는 만큼 비선호부위에 대한 소비를 늘리고 선호부위에 대한 수요를 줄이면 가격은 자연히 내려가게 될 것”이라며 “소 한마리를 잡아 등심과 갈비를 빼면 축산농가도 비선호부위는 밑지고 파는 경우가 허다한만큼 비선호부위에 대한 소비를 늘리는 것이 축산농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등심·갈비외 엉덩이·우각·업진살등 먹거리 부위 많아
영월에 직거래촌 설립·유통단계 줄여 파격가에 공급
한우라면등 여성입맛 반영… 신선한 산소포장법 눈길
최 회장이 처음 육류 시장에 뛰어든 것은 지난 1996년. 돼지고기를 주력으로 판매하는 ‘계경목장’을 설립, 한때 전국에 870여개 매장까지 확보하며 육류 외식업계에서 전무후무한 기록을 만들었다. 돼지고기로 어느 정도 육류시장에 자신감이 붙은 최 회장은 쇠고기로 눈을 돌렸다. “돼지나 닭은 우리 고유의 품종을 찾기가 힘들지만 한우는 몇 천년을 내려온 우리 고유의 품종이라는 점이 매력적이었다”고 최 회장은 말했다. 2007년 고향인 강원도 영월에 영농법인 섶다리마을을 설립하고 한우 직거래촌을 만들었다. 또 다하누라는 브랜드로 서울에 직거래 매장도 열었다. 통상 7~8단계를 거치는 한우 유통망을 직거래 방식으로 바꿔 가격거품을 뺐다. 대신 축산농가에는 시세보다 5%정도 더 값을 쳐준다. 처음 직거래를 시작하며 농민과 유통업자 등 한우 관련업계 사람들에게 욕도 많이 먹었다. 최 회장은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 시작했는데 졸지에 한우유통 시장의 흐름을 망가뜨린 놈이란 손가락질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이 ‘얌체’를 론칭하며 가장 신경 쓴 부문은 가격이다. 그는 “98년 15%에 불과하던 1등급 출현율이 요즘은 50%를 넘을 만큼 한우의 명품화는 어느 정도 이뤄졌다”며 “이제는 가격을 낮춰 동네 치킨집에서 닭고기를 먹듯이 한우를 먹을 수 있도록 수요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한우가격과 수입쇠고기의 가격차를 15% 정도로 좁혀야 한다고 강조한다. “비선호 부위에 대한 다양한 메뉴 개발뿐만 아니라 최근 추진되고 있는 대기업의 축산시장 진출은 한우 유통구조 혁신을 앞당겨 가격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최 회장이 한우 대중화를 목표로 내놓은 ‘얌체’는 최근 신소비주체로 떠오르고 있는 골드미스족과 프로레이디들을 목표 고객으로 설정하고 있다. 여성의 입맛을 잡으면 어떤 소비계층이라도 뚫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여심(女心)’ 공략을 위해 ‘얌체’는 여성들을 위한 메뉴와 서비스를 준비했다. 1년여간의 노력 끝에 개발한 얌체모둠과 한우라면 등은 이미 직영점을 통해 여성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고. 또 안전 귀가를 지원하기 위한 여성 대리운전 서비스 제공 등 타깃층의 편의성을 극대화하고 젊고 감각적인 여성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최대한 반영했다. 외식업의 기본 경쟁력인 ‘신선한 맛’과 ‘안전 먹거리’ 제공은 ‘얌체’를 오픈하며 최 회장이 끝까지 직접 챙긴 부문이다. ‘얌체’는 강원도 영월 한우직거래 마을 다하누촌으로부터 산소 포장법을 통해 원팩 포장해 산지 그대로의 신선한 상태 그대로 매장을 찾은 고객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산소포장으로 알려진 ‘M.A.P포장방식’(혼합가스치환포장ㆍModified Atmosphere Packaging)은 기존 진공포장에 비해 일반냉장고에서는 7~8일, 김치냉장고에서는 14~15일까지 산지 그대로의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다. 메뉴의 가격대도 산지직거래를 통하기 때문에 매우 저렴하다. 고기류의 경우 양념모둠(150g) 1인분이 9,900원, 생모둠(150g) 1만5,000원으로 일반 음식점에서 판매되는 돼지고기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다. 또 고급 음식점에서 1인분(150g)에 2만~3만원대에 맛볼 수 있었던 육회와 육사시미를 한접시(150g)에 1만2,000원이란 파격가에 내놓고 있다. 최 회장은 “올해 가맹점 개설 목표를 200개로 설정했지만 창업을 희망하는 예비창업자가 늘어 예상보다 목표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2011년까지 1,000여개의 얌체 매장을 오픈해 한우 대중화를 이루겠다”고 자신했다. 얌체의 창업비용은 49.5㎡(15평) 기준으로 가맹비 700만원, 인테리어비용 1,900만원, 주방설비 등 2,300만원을 포함해 임대료를 제외하고 4,900만원이 든다. 지난해 12월 오픈한 강동구 길동 직영1호점의 경우 하루 회전율이 3회에 달하며 하루 평균 매출은 150만원, 주말에는 약 200만원을 기록해 한달 동안 4,7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최 회장은 “앞으로 고품질 청정한우의 공급을 위해 한우 전문 육가공 농공단지 조성을 통한 한우 산업의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며 “나아가 한우와 한식을 결합한 다양한 메뉴를 개발하는 등 우리 문화를 담은 한우를 앞세워 세계시장에 도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김현수기자 h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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