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룸싸롱도 준법영업?

룸싸롱도 준법영업?경기회복에 따른 과소비·술접대 등에 편승해 기하급수적으로 생겨났던 룸살롱·단란주점 등 각종 유흥업소가 경찰과 행정기관의 단속강화·국세청의 철저한 세금관리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지난달 경찰이 사상 처음으로 강남구청 식품위생계 직원 16명 전원을 불구속 입건하고 일반 음식점 신고를 하고 유흥주점 영업을 해온 강남의 주점 업주를 식품위생법 위반혐의로 구속하자 서울시내 유흥업소들은 『몰매는 피하고 보자』며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흥업소들은 「지금 걸리면 끝장」이라며 조금 이익을 덜 보더라도 「법대로」 영업을 하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강남구 역삼동 K룸살롱 영업상무 안모(43)씨는 『코스닥 폭락 등으로 그렇지 않아도 장사가 잘 안되는데 구청 단속까지 강화돼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며 『시간이 약이라고 생각하고 지금은 꼬투리 잡히는 일 없게 준법영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구 북창동의 경우도 단속이 강화됐다는 정보로 이른바 「나체쇼」 등 불법행위를 자제하고 있다. 북창동에서 단란주점을 운영하는 서모(41) 사장은 『단란주점에서 접대부를 고용하지 않고 영업하는 곳은 한군데도 없을 것이라며 그래도 예전에 비해 불법행위는 많이 수그러졌다』며 『명절이나 경조사 때 꼬박꼬박 경찰과 구청에 똑같이 20만~30만원씩 떡값을 주었는데 둘이서 왜 싸워 우리만 피곤하게 만드는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사정이 어렵게되자 한쪽에서는 살아남기 위해 갖가지 묘안을 짜내 손님끌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들어 유흥업소가 폭증한 서울시청 주변의 무교동·다동 일대 거리는 요즘 밤낮할 것 없이 미니스커트를 입은 아가씨들과 유흥업소 종업원들의 판촉전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업소를 알리기 위한 판촉물도 다양하다. 일회용 라이터에서 일회용 물휴지·부채·바나나까지 각종 홍보물이 넘쳐나고 있다. 식사 후 무료로 냉커피를 제공하는 업소도 등장했다. 가수 설운도의 머리와 모습을 그대로 본뜬 복장을 하고 오토바이를 타며 판촉을 하는 업소 종업원은 무교동의 새로운 명물이 됐다. 다동에 있는 H룸싸롱 업주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 일대에 유흥업소들이 너무 많이 생긴 데다 휴가철에 단속까지 강화됐다는 소문이 돌아 매상이 지난 봄보다 절반 이하로 줄었다』며 『판촉물을 돌리고 무료로 커피를 제공하는 것은 약과고 수천만원을 들여 유명한 삐끼(호객꾼)들을 스카우트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최석영기자SYCHOI@SED.CO.KR 입력시간 2000/08/04 18:14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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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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