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 집단살해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사이비종교단체 「아가동산」에 수십억원에 달하는 국민의 혈세가 영농자금이라는 명목으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그동안 설마 설마하던 「영농자금은 먼저 보는 사람이 임자」라는 루머를 확인할수 있게 돼 씁쓸한 마음을 감출수 없다.
아가동산은 그동안 신아영농조합법인이라는 탈을 쓰고 첨단농업단지로 지정돼 농림부및 경기도로부터 유리온실과 농산물포장센터건설 사업에 모두 33억5천만원이라는 돈을 지원받았다는 것이다.
한두푼도 아니고 30여억원에 달하는 거금이 어떤 경유로 사교집단에 흘러들어갔는지 여부에 대해 농림부는 명확한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을 뒤늦게 깨달은 농림부 고위관계자는 12일 상오 황급히 기자실로 내려와 『신아영농조합법인이 아가동산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은 몰랐다. 신아에 지원한 자금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집행된 것』이라며 구차스러운 변명을 했다.
또 『범법단체에 어떻게 정부자금을 지원할수 있느냐. 지원금을 회수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관련법률상 한번 융자된 자금은 다른 용도로 전환되지만 않으면 회수가 불가능하다. 이들 사업이 추후 부실화돼 해당 시장·군수가 사업자변경이나 매각요청을 해올 경우에는 이를 검토하겠지만 현재로서는 경찰의 수사결과를 지켜보는 수 밖에 없다』고 얼버무렸다.
이같은 해명은 국민의 혈세를 집행하는 자리에 있는 책임있는 당국자의 변명으로는 너무 궁색한 감이 든다. 게다가 사건의 경위나 대출자명단등을 자세히 밝히기를 꺼리고 있어 의혹을 지울수 없다. 한두푼도 아니고 수십억원의 돈을 거의 공짜로 내줄 경우 감독해야할 의무는 당연히 주어지는 것이다.
오는 2003년까지 무려 57조원을 쏟아 붓는 농어촌지원사업의 성과에 대해 재정경제원등 관련부처들이 가뜩이나 의혹을 품고 있는 마당에 이사건이 터지자 농림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농림부 돈은 눈먼 돈이라는 말이 이사건만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