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약세장’을 족집게처럼 맞춘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과 이종우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의 투자 전략이 엇갈리고 있다. 이들은 올 초 대부분의 전문가들과 달리 지수 하단선을 1,500선까지 깎아내려 관심을 끌었다. 당시만 해도 코스피지수가 1,500선까지 떨어질 것을 예견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별로 없었다. 하지만 이날 코스피지수가 17일 1,574포인트까지 밀리자 김 센터장은 “저가 매수”를 내세운 반면 이 센터장은 “아직 매수하기 이르다”며 추가 하락에 무게를 뒀다. 올 들어 지수하락이 이어지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약세론자 사이에 바닥에 대한 인식이 엇갈리는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날 김 센터장은 “이제 저가매수를 해야 할 때”라는 다소 공격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지금까지 증시가 연초에 예상했던 대로 움직여왔다”며 “이제는 어느 정도 바닥권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연초에 1ㆍ4분기 내 코스피지수의 하락에 방점을 찍을 거라며 하단선을 1,540선까지 제시했다. 실제로 이날 지수는 1,574포인트로 마감을 했지만 장 중 한때 1,544까지 떨어졌다. 그는 “1,540선은 우리나라 기업들의 영업이익률 증가를 ‘0’으로 계산했을 때 나올 수 있는 지수”라며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안정적인 점을 볼 때 지수가 일시적으로 1,500선을 하회한다고 하더라도 빠르게 치고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이 센터장은 “아직 서두를 때가 아니다”라며 “지수가 앞으로 1,500포인트까지 밀린다고 하더라도 반전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해 저가매수 타이밍까지는 좀더 기다려야 하다”고 내다봤다. 김 센터장보다 ‘한술’ 더 뜬 셈이다. 그는 “당초 미국발 악재가 연초에 예상했던 것보다 상당히 빠르고 강하게 진행됐고 고유가까지 고려할 때 아직 좀더 지켜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초 코스피지수의 하단선을 1,500포인트까지 제시했다. 그는 “미국이 금융위기는 벗어난다고 하더라도 일본형 불황으로 접어들 위험이 가장 큰 걱정”이라고 진단했다. 갈림길에 선 두 약세론자들의 매매전략이 엇갈리듯 추천하는 업종도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우선 김 센터장은 “업황과 기업 펀더멘털, 환율 등을 고려할 때 IT와 자동차 분야에 대한 주가 상승세가 좋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대자동차ㆍLG필립스LCD 등 대형주에 대한 투자를 권유했다. 반면 이 센터장은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에 대한 투자가 유리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 센터장은 “대형주에 대한 투자보다는 비교적 시가총액이 가벼운 교육이나 휴대폰 부품주에 대한 투자 전망이 밝을 것”이라며 “특히 저가 메리트가 큰 휴대폰 부품주가 유망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