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마리화나’, ‘강철왕’을 연출한 고선웅씨가 신작 연극 ‘들소의 달’을 오는 23일부터 내달 7일까지 대학로 극공작소 마방진 무대에서 선보인다. 이 작품은 서울문화재단의 2009년 예술표현활동지원 선정작품으로 작가의 전작들과 만찬가지로 특유의 연극적 해법을 풀어냈다는 평가다. 한 인간의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를 좇아가는 형식인 이 작품은 폭력에 노출된 한 인간의 후유증과 공포가 얼마나 오랫동안 집요하게 지속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폭력이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어 자칫 어둡고 음침하게 흐를 수 있었지만, 극공작소 마방진만의 독특한 접근방식을 적용해 심각하지 않게 형상화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마이클 잭슨의 뮤직비디오에서 볼 수 있는 군무(群舞)에서부터 막간극으로 펼쳐지는 아동극, 힙합 공연 등 다양한 볼거리 등이 적재 적소에 배치돼 관객들이 지루하지 않게 작품을 즐길 수 있게 했다. 특히 마방진 전속 배우들의 탄탄한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절제되면서도 역동적인 동작 또한 이 작품에 활기와 생기를 불어 넣어 기대를 모은다.
이 작품을 홍보하는 극공작소 마방진의 김성아씨는 “일반적인 연극 작품과 달리 소재를 참신하게 전개하는 고선웅 작가의 탁월한 연출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라며 “불황기 관객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티켓 가격을 1만~1만5,000원으로 낮췄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