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을유년(乙酉年)을 맞아 각종 정부청사에 보육시설 신.증설 붐이 일고 있어 여성과 맞벌이 공무원들의 노동조건이 크게 호전될 전망이다.
`상시 여성근로자 300명' 이상 사업장에 대해 보육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토록 한 `영유아보육법'이 내년 1월30일부터 `상시 남녀근로자 300명 이상'으로 대상이확대돼 적용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육시설을 갖추지 못한 일부 부처의 경우 대신 보육수당을 지급해야 하는데도 제재조항이 없다는 점을 이용, 수당 지급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분쟁의 소지를 안고 있다.
1∼7세 어린이 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어린이 복지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정부과천정사는 `공급부족'을 완화시키기 위해 올 연말까지 정원 250명 규모의 보육시설을 추가로 증축,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또 청사 리모델링 작업에 한창인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육감독원도 내년 7월 청사완공에 맞춰 1∼5세 어린이 70명 내외를 정원으로 한 보육시설을 신설, 운영할 방침이다.
특히 금감위와 금감원은 보육시설 운영을 외부 전문기관에 위탁해 사설 보육시설을 능가하는 수준의 학습.놀이 공간을 마련, 여성 직원의 복지수준은 물론 업무집중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산업자원부 여성공무원인 최훈정(33)씨는 9일 "매일 아침 출근길에 5살난 아들을 과천청사 어린이집에 맡긴 뒤 퇴근길에 찾는다"면서 "비용도 일반 어린이집의 절반수준인데다 시설도 좋아 만족한다"고 말했다.
최씨는 "무엇보다 직장 옆에 보육시설이 있어 마음놓고 일할 수 있다는게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조건"이라며 "신청뒤 몇년을 기다려야 입학이 가능할 정도인만큼시설을 더 늘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따라 금감위.금감원은 여성 또는 맞벌이 직원들에게 우선권을 주는 등 입학요건을 제한할 방침이다.
하지만 금감위.금감원의 경우 보육시설이 완공되는 내년 7월 이전에는 보육시설미설치에 따른 보육수당을 의무적으로 지급해야 하는데도 예산상의 문제로 수당지급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영유아보육법은 영유아의 연령에 따라 만1세까지는 29만9천원, 만2세는 24만7천원, 만3∼만5세까지는 15만3천원의 각각 50% 이상을 수당으로 지급하도록 규정하고있으나 미지급에 따른 제재조항은 없다.
금감원 관계자는 "내년 7월 보육시설 개원전까지는 보육수당을 지급해야 하지만 예산상의 문제로 지급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제재조항마저 없어 일부 부처나사업장들은 수당 지급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강원 이승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