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發) 훈풍에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에 대한 기대감이 겹치면서 코스피지수가 2개월여 만에 2,000선을 재탈환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7포인트 높은 1,989포인트로 출발한 뒤 오후 들어 상승폭을 키우면서 51.42포인트(2.62%)나 오른 2,014.09포인트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코스피 시가총액도 1,007조원으로 늘어나 다시 1,000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외국인들은 전날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가 마무리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뉴욕증시의 다우지수가 사상 최고치로 급등한 데 영향을 받아 본격적인 ‘바이 코리아’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외국인들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만도 6,205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지난해 12월14일의 7,779억원 순매수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매수를 기록했다. 반면 개인들은 차익실현에 나서 7,088억원어치를 팔았다.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외에 별다른 악재가 없어 코스피지수가 2,000선에 안착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중국 등 신흥시장의 고성장이 미국의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상쇄시키고 있는데다 개인의 신용거래로 열렸던 이전의 2,000시대와 달리 최근 상승세는 기관과 외국인이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개천절 연휴 이후에도 한국 증시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면서 “10월 한국 증시의 화려한 비상을 예상하며 적극 매수에 나서는 투자전략이 바람직하다”고 권유했다.
하지만 지나치게 흥분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영익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단기간의 가파른 상승에 대한 기술적인 진통과정이 불가피하다”며 “지나친 흥분보다는 미국의 고용지표와 국내 기업들의 3ㆍ4분기 실적을 확인하며 차분하게 안착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