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론스타와 다릅니다. 카지노만 보지 말고 복합 리조트라는 큰 그림을 봐주세요."
세계적인 카지노 자본인 시저스엔터테인먼트의 국제개발담당 사장인 스티븐 타이트(사진)가 23일 한국을 찾았다. 미국 등 7개국에서 54개의 카지노와 리조트를 운영하는 시저스는 중국계 부동산 개발사인 리포그룹과 손잡고 1월 영종도에 복합리조트 사업을 위한 사전심사를 신청해둔 상태다. 하지만 새 정부 들어 복합 리조트 사업의 하나인 외국인 전용 카지노 허가 문제를 둘러싸고 부정적 기류가 형성되면서 5월 말로 예정된 최종 심사 결과는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다.
그는 서울의 한 호텔에서 가진 서울경제신문과의 단독인터뷰에서 "복합 리조트 사업 안에 외국인 전용카지노가 차지하는 면적은 5%밖에 안 된다"면서 "전체 사업 중 일부에 불과한데 한국에서 이쪽에만 초점을 맞춰 부각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는 카지노 사업을 둘러싸고 최근 제기된 '먹튀설'에 대해서는 "시저스의 사업 모델을 이해하지 못해 생긴 기우에 불과하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는 한국에서 대표적인 '먹튀' 자본으로 인식되고 있는 론스타를 직접 거론한 뒤 "시저스는 복합 리조트를 건설한 후 운영을 통해 계속 수익을 내는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 사업권을 따낸 후 이를 되파는 건 절대 생각할 수 없다"며 "우리는 론스타와 다르다"고 말했다.
시저스는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무디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 등으로부터 투자 부적격 등급을 받았다. 겉만 보면 재무 상태가 좋지 않다는 뜻이다. 이는 시저스가 영종지구에 신청한 사전심사를 허가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타이트 사장은 "복합 리조트 업계의 특성을 감안하지 못해 생긴 오해"라고 설명했다.
그는 "복합 리조트 사업 자체가 대규모 자본이 집약적으로 투입되다 보니 자산 대비 부채 비중도 커지기 마련"이라면서 "세계 상위 10개 복합 리조트 개발사 중 9개가 투자비적격 등급이다. 투자 등급과 복합 리조트 사업의 성공 사이에는 연관 관계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그는 "시저스는 지난해 86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고 전세계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20억달러 이상의 현금을 창출했다"면서 "지난해 말 기준 25억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사업을 진행하는 데 재무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미 매년 1억명 이상의 방문객이 찾을 만큼 글로벌 네트워크를 자랑하는 시저스가 굳이 인천 영종지구에 복합 리조트 사업을 벌이려는 이유는 뭘까. 타이트 사장은 "늘어나는 중국·일본인 관광객과 잘 갖춰진 인프라 시설"을 꼽았다. 그는 "영종지구는 입국절차가 편리한 인천국제공항에서 가깝고 도로·전기·수도 등 인프라 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면서 "사전심사만 통과하면 사업을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비자 요건이 완화되면서 급증하는 중국인과 일본인 관광객 등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한국에 진출한 외국인 전용카지노 사업자를 의식한 듯 "시저스와 같은 글로벌 브랜드가 상륙하면 현지 사업자는 위협을 느낄 수 있다"면서도 "마카오나 싱가포르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듯 외국 사업자가 들어오면 시장의 파이가 커져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긍정적인 효과도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