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한일 V리그 톱매치에서 OK저축은행이 일본 JT썬더스를 역전해 승리하자 최윤 아프로서비스그룹(브랜드명 러시앤캐시) 회장은 끝내 눈물을 보였다. 프로배구단이 국내 프로배구 우승을 할 때도 참았던 뜨거움이었다.
눈물의 의미는 '일본계의 설움'이다. 최윤 회장이 이끄는 아프로서비스그룹은 늘 일본계로 분류돼왔다. 한국 국적을 가졌지만 재일교포 출신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일본에서 자랄 때는 자이니치(일본에 사는 한국인을 지칭하는 말)로서 일본인으로부터 차별 받는 설움을 겪었고 한국에서 사업을 할 때는 일본계 자금으로 분류돼 때마다 여론의 질타를 받아왔던 그다.
그는 프로배구 한일전 하루를 위해 OK저축은행 프로배구단 유니폼도 '위 코리아(We Korea)'로 바꿔 입혔다. 원래 유니폼에는 '위 안산(We Ansan)'이 적혀 있다. 지난해 출범한 OK저축은행의 이름도 오리지날 코리아(Original Korea)의 앞글자를 따서 지었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재일교포 출신의 창업주가 만든 회사의 스포츠 구단이 한국에서 우승한 것은 롯데 프로야구단 이후 OK저축은행이 처음"이라며 "한일전을 마친 뒤 회식자리에서 선수들에게 수도 없이 감사하다는 인사말을 전하며 눈시울을 붉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