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명분 없는 반대… 경제 발목 잡는 몽니" 비판

손학규 "MB 국회방문, 빈손이라면 빈손으로 갈것"<br>"대승적 차원서 만나야" 당내서도 비난 목소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두고 민주당이 구태정치를 답습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한미 FTA 비준처리 설득작업의 일환으로 국회를 방문하겠다고 했지만 만남마저 거부했다. 대화나 협상보다는 당리당략을 등에 업고 '밀어붙이기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막무가내 정치를 반복하고 있는 셈이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한미 FTA 비준안 반대의 총대를 멘 모습이지만 정작 민주당 내부에서도 손 대표를 비롯한 강경파에 대한 비판여론이 일고 있다. 정치적 이해타산에 따라 반대를 위한 반대 목소리만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의 국회방문을 하루 앞둔 14일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을 만난 손 대표의 입장은 강경했다.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라는 표현을 써가며 손 대표는 아예 이 대통령과의 대화 자체도 거부했다. 민주당으로서는 이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자리에서 만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한미 FTA와 관련해 진전된 내용을 들고 오지 않은 것을 이유로 삼았지만 대화 자체를 하지 않겠다는 것은 문제해결 자체를 거부하려는 '몽니 부리기'라는 지적이 야권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임 실장이 이 대통령의 국회방문과 관련, 야당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 손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양측은 팽팽한 대립각을 세운 채 별다른 소득 없이 논의를 마쳤다. 이 대변인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과 만나 (FTA 재협상 관련) 얘기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며 "새로운 제안이 없는 국회방문은 FTA 처리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아 오시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요구하는 이른바 '10+2 재재협상'안과 관련해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에서 이 대통령의 국회방문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셈이다. 민주당의 이 같은 방침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일찍이 확인됐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사실상 한미 FTA 조약을 날치기한다면 을사조약 이래 이번이 처음"이라며 "(비준안) 강행처리를 위해 대통령이 수순을 밟으려 (국회에) 온다면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손 대표와 민주당 강경파의 입장에 대해 여당은 물론 야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의회정치의 기본수단인 대화 자체를 거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미 FTA 처리에 협조를 구하기 위해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하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로 야당이 이를 반대해서는 안 된다"며 "민의의 정당인 국회가 합리적이고 성숙한 모습을 보여줄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미 FTA 합의처리를 위한 절충안을 주도하고 있는 김성곤 민주당 의원 역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청와대에서 (새로운 제안 등) 줄 게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기는 하나 우리가 마련한 절충안 정도에서 양쪽이 양보하면 실마리가 풀릴 것"이라며 "(민주당은) 대승적 차원에서 이 대통령을 만나야 한다"고 전했다. 손 대표의 대화거부에 청와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우리 갈 길은 우리가 간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야당이 대화를 거부했다고 해서 대통령의 국회방문이 연기되거나 취소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한미 FTA 비준안은 명분 없는 야당의 '몽니 부리기' 속에 오는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결론이 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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