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를 최종 승인하면서 두 금융사의 주가 흐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수익성 개선 효과로 주가가 추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반면 외환은행은 완전 흡수 가능성 때문에 주가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상당수 전문가들은 지난 27일 최종적으로 외환은행을 품에 안게 된 하나금융지주의 주가 상승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외환은행 인수에 따른 레버리지 확대로 자기자본이익률(ROE)이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데 반해 주가에는 이러한 효과가 별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현재 8%대에 머물고 있는 하나금융지주의 ROE가 앞으로 11~12% 수준까지 올라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이ㆍ삼성ㆍ솔로몬ㆍ한화ㆍHMC 등 국내 대다수 증권사들은 이를 감안해 하나금융지주의 적정주가 수준을 27일 현재(3만9,950원) 보다 훨씬 높은 5만원대 이상으로 높여 제시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유럽 금융위기 이후 국내 은행 대부분의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하나금융지주만이 ROE 개선을 이루면서 그 효과가 더 클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 동안 외환은행 인수 건이 오랫동안 지연되면서 이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많이 반영되기는 했지만 인수 시너지 효과를 감안하면 아직도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분석됐다.
김은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통의 경우라면 재료가 노출된 지 너무 오래됐기 때문에 인수 소식 이후 매도물량이 많이 나와야겠지만 현재의 경우 은행업계 전반의 수익성이 떨어진 상황이라 인수 논의가 처음 나왔을 때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며 "하나금융지주의 수익성 개선 전망은 주가에 아직 제대로 반영이 안 돼 오히려 주가상승 가능성을 높게 본다"고 설명했다. 유상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금융업계 내에서 하나금융지주의 높아진 위상과 영업시너지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며 "장기적인 재료 노출을 감안해도 추가적인 주가 상승 여력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를 반영하듯 하나금융지주는 최근 10거래일 중 9거래일 동안 상승하며 이 기간 중 17.7%나 뛰었다.
반면 하나금융지주의 자회사로 한동안 증시에 존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외환은행의 주가 전망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의 나머지 지분을 시장 공개매입을 통해 인수할 가능성이 높아 이것이 지속적으로 주가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승준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의 완전 흡수를 염두에 두고 이번에 론스타 등으로부터 매입하기로 한 지분 외의 주식을 아무래도 최대한 싼 가격에 인수하려 할 것"이라며 "외환은행의 경영변화와 상관 없이 이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당분간 주가가 크게 오르기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