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지방대에 외국인 유학생 몰려온다 <상> 학생 충원에 사활

작년 1만 7,498명 달해 전체 53% 차지<br>수도권 비해 등록금·생활비 싸 증가추세<br>현지에 교육원 설립등 유치경쟁도 치열

대구대에 유학 온 외국인 학생들이 외국인 학생의 밤 행사에서 한복을 입고 한국 전통의례를 경험하고 있다.


14일 청주대학교 도서관에는 방학임에도 전공 및 한국어 공부에 열심인 외국인 유학생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청주대 무역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쉬엔링(24)씨는 “방학이지만 고향인 중국 산둥성에 돌아가면 한국어를 쓸 일이 없어 한국어 실력이 떨어질까봐 학교에 남아있다”고 말했다. 청주대로 유학온 외국인 학생들은 지난해 2학기 현재 863명에 달한다. 올해 1학기에 입학허가를 받은 학생이 260명임을 감안할 때 외국인 유학생 수는 곧 1,000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지방대를 찾은 외국인 유학생이 급증한 것은 불과 3~4년 전의 일이다. 교육인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대학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은 지난해 기준으로 모두 3만2,557명. 이 중 수도권 대학을 제외한 지방대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은 전체의 53.7%인 1만7,498명에 이른다. 지방대 외국인 유학생 수는 지난 2003년 5,143명, 2004년 7,788명, 2005년 1만1,938명, 2006년 1만7,498명 등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출신국가는 중국이 61.7%로 압도적으로 많고 일본(11.4%), 미국(4.5%), 베트남(3.6%), 대만(2.9%), 몽골(2.5%) 등의 순이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유학생이 늘어난 데는 한류 열풍과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이 큰 영향을 미쳤다. 게다가 지방대는 수도권 대학에 비해 등록금과 생활비가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대구대 산업복지학과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중국 양저우 출신 복락(25)씨는 “한국과 중국간 무역이 급증하고 있어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고향과 가까운데다 학비가 저렴해 대구대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외국인 유학생을 확보하기 위한 대학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앉아서 학생을 기다리는 수동적인 전략으로는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외국인 유학생들의 입맛을 맞추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대전에 위치한 배재대는 2004년부터 적극적으로 해외에 진출해 중국ㆍ몽골ㆍ대만ㆍ인도ㆍ러시아 등에 25곳의 한국어교육원을 설립,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위한 통로로 활용하고 있다. 또 대구대는 140명 수용 규모의 외국인 전용 기숙사를 마련하고 외국 학생들의 생활을 돕기 위한 외국인학생지원센터를 운영하는 등 외국인 유학 지원 시스템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지방대의 외국인 유학생 유치는 미래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현재 지방대는 고교 졸업자 수가 줄어드는 가운데 상당수 학생들이 편입학을 통해 수도권 대학으로 옮겨가고 있어 학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로 2005년 전남지역 대학의 미충원률은 33.9%에 달했고 강원과 광주지역 대학의 미충원률도 각각 21.5%, 19.8%를 기록했다. 이에 지방대들은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해 급격한 입학자원 감소에 대비하면서 수익구조 개선도 꾀하고 있다. 지방대는 또 외국인 유학생을 통해 국제화의 기반을 다지고 학교 이미지를 높이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 청주대 국제협력연구원의 배상표 국제교류 코디네이터는 “외국인 유학생 증가로 학교의 국제화가 진전된 점이 한국 학생들에게 어필해 신입생 등록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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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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