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임영록 "힘들어도 할일은 한다"

LIG손보 인수 이어 웰스파고와 제휴… KB의 '새 비전 찾기'

임영록(오른쪽) KB금융 회장과 티머시 슬론 웰스파고 수석부행장이 30일 서울 명동 본점에서 '상호 발전을 위한 협력관계'를 맺은 뒤 악수를 하고 있다. 임 회장은 KB 웰스파고 해외사업 담당 주요 경영진의 예방을 받고 세계금융시장 전망, 양사 경영현안 공유, 향후 금융산업 발전 방향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사진제공=KB금융

'힘들지만 할 일은 해야 한다.'

취임 1년을 넘긴 임영록 KB금융 회장이 해외 선진 은행과의 협력관계를 강화하며 KB의 새로운 비전 찾기에 나섰다. 금융당국의 대규모 징계를 앞두고 흐트러져 있는 내부 분위기를 다잡고 KB의 미래를 재설계해야겠다는 절박감이 담겨 있는 행보다.

임 회장은 최근 전 직원들에게도 "백척간두(百尺竿頭)에 선 심정으로 향상일로(向上一路)를 실천해나가자"는 메시지를 보냈다. KB가 위기에 놓여 있기는 하지만 고객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금융의 외길을 제대로 걸으면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뜻이다.


이 같은 차원에서 임 회장이 롤모델로 삼고 있는 것은 세계 리테일(소매영업) 뱅킹의 최강자인 웰스파고다. 임 회장은 지난 30일 오후 명동 본점에서 티머시 슬론 수석부행장을 비롯한 웰스파고 주요 경영진과 면담을 갖고 웰스파고의 경영 노하우를 전수 받는 등 양사 간의 협력관계를 공고히 했다. 임 회장은 조만간 웰스파고 측의 초청으로 미국 웰스파고 본점을 방문하는 등 끈끈한 상호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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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에 본점을 두고 있는 웰스파고는 1852년 설립된 세계 8위 은행으로 9,000여개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KB가 웰스파고의 영업방식 중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바로 교차판매(cross-selling)다. 웰스파고는 고객 1인당 금융 상품을 평균 6개 파는데 이는 미국 은행 평균(3개)의 2배 수준이다. 영업 현장에서 고객과의 밀착 상담을 통해 고객을 만족시키고 은행의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웰스파고의 최대 강점이다. 꾸준한 고성장의 비결에는 주말 영업, 미니 지점 운영 등 다양한 방식의 지점 변신 전략도 숨어 있다.

전통적으로 리테일 부분에 강점을 갖고 있는 KB는 웰스파고의 전략이 결국 KB가 가야 할 방향으로 보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인 1,200개의 지점과 3,000만명의 고객, 진화한 온라인 뱅킹 기술 등을 발판으로 고객과의 밀착형 상담을 늘리고 이 과정에서 건실한 성장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임 회장은 웰스파고 측과의 면담에서도 리테일 기반으로 성장해온 양사의 공통점을 공유하는 데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회장이 이처럼 다시 움직이는 가운데 KB 내부는 최근 금융사고 이슈가 다소 진정되며 안정을 되찾고 있다. 특히 시장에서 다소 불리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LIG손보 인수에 성공한 것이 KB 조직원들의 자긍심을 상당 부분 회복하게 해준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순익이 총 7,652억원으로 전년보다 33% 늘어나는 등 실적 개선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임 회장은 "KB의 위기는 사람과 실천에 투자할 때임을 알려주는 좋은 기회"라며 "잃어버린 고객의 신뢰를 찾는 길은 조금 느리더라도 탄탄하게 기초부터 쌓아나가는 차분하고 꾸준한 여정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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