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4분기 회복' 물거품 수출 작년수준 밑돌듯

■ 올 수출·무역수지 전망10월까지 누계 1,265억달러 그쳐 지난 8월 이후 감소세가 둔화되던 수출이 미 테러 전쟁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다시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산업자원부가 1일 발표한 10월중 수출입실적을 보면 주력 수출시장이 테러전쟁 발발로 냉각되고 있음을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라 20%대의 수출감소율을 기록한 지난 7ㆍ8월을 바닥으로 4분기부터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는 물거품으로 변한 가운데 앞으로도 악재가 수두룩해서 수출목표 달성은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다. 이미 테러전쟁이후 수출상담 중단과 해외전시회ㆍ시장개척단 파견 등 마케팅활동도 차질이 발생, 두바이 정보통신박람회에 국내 업체들의 참여가 취소됐으며 국내 수출구매상담회에는 70여 바이어의 방한이 취소된 것으로 파악됐다. ◆ 테러와의 전쟁으로 소비재 수출 급감 10월 수출실적의 두드러진 특징은 소비재의 수출이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10월은 크리스마스 등 연말특수를 준비하기 위한 주요 수입국들의 수출주문이 밀리는 시기다. 그러나 미국의 테러보복전쟁은 이 같은 특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간판 제품인 가전이 24.4% 감소한 것을 비롯 ▲ 섬유(- 29.5%) ▲ 생활용품(-25.4%) ▲ 가죽ㆍ모피(-33.5%) ▲ 완구ㆍ인형(-29.2%) 등 소비재 수출이 일제히 급감했다. 대우자동차 사태가 진정되면서 호조를 보이던 자동차 수출마저 감소세로 반전, 12% 줄었다. 중동으로의 직물 수출이 급증하는 '라마단' 직전인데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로 직물 관련 신용장 개설이 중단된 규모가 1,80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산자부는 추산했다. 산자부는 세계적 불황에다 테러전쟁 여파가 겹치면서 소비심리가 냉각, 크리스마스 세일용 제품의 수출주문이 축소 내지는 취소되고, 납기연장 요청사례가 잦아져 소비재 수출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 수출시장 도미노 냉각 테러전의 여파는 당사국인 미국수출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10월중 미국지역의 수출감소율은 무려 32.4%에 달하고 있다. 불똥은 미국시장에 국한되지 않고 중동 등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일본(-33.0%), 유럽연합(-22.6%), 아세안(-17.5%) 등 우리의 주력시장을 중심으로 '도미노'처럼 번지고 있다. 게다가 신층 수출 '3중지역'으로 각광을 받던 중국(-8.3%)ㆍ중남미(-9.1%)ㆍ중동(- 16.4%)도 맥을 못추고 있다. 올들어 9월까지의 누적 증감률이 미국(-13.6%), 유럽(- 10.8%), 중국(1.5%), 중남미(7.1%), 중동(-4.8%) 등을 기록한 것과 비교할 때 10월중 감소율은 급격한 시장악화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반면 수출이 늘어난 지역은 수출규모가 적은 동구권(4.1%), 러시아(15.9%), 호주(1.0%) 등 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다. ◆ 반도체와 컴퓨터 등 IT수출도 '부진의 늪' 지난 9월 자동차에 최대 수출품 자리를 내준 반도체는 10월 들어서도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달 들어 20일까지 반도체 수출액은 5억7,100만달러로 지난해 보다 무려 60.2%가 줄어들었다. 반도체 가격하락 폭은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윈도XP와 펜티엄4급출시로 출환경이 개선된 컴퓨터조차 22%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IT제품의 크리스마스 특수는 물건너갔다는 분석이다. 다만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 선박시장 호황은 깨질 조짐이 없고, 통신기기 수출은 테러사태의 반사적 이익으로 수출이 늘어 눈길을 끌고 있다. ◆ 올해 수출실적 지난해 밑돌 듯 올들어 10월까지 수출누계가 1,265억달러에 그친 것을 감안하면 연간 수출실적은 지난해 수준(1,722억달러)에도 못미칠 것으로 보인다. 월간 수출액이 많아야 150억달러정도여서 2개월동안 500억달러정도 실적을 쌓기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고 연말 수출시장을 둘러싼 환경도 악재투성다.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는 10월에 85.5로 7년8개월만에 최저치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고 일본의 실업률은 9월에 5.3%까지 높아졌다. 또 경기회복 전망에 찬물을 끼얹은 테러전이 어떤 양상으로 치달을지 예측이 어렵고 간판 수출품목인 D램 반도체의 가격도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의 철강 201조 구제조치 등 통상압력도 만만찮아 수출시장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다만 무역수지는 수입감소에 힘입어 흑자전선이 지속될 것이라는 게 그마나 위안거리다. 산자부는 100억달러 내외의 무역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권구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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