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개성공단에 거는 희망

[기자의 눈] 개성공단에 거는 희망 이연선 기자 bluedash@sed.co.kr “개성공장이 가동되기 전에 직원들을 중국에 데려가서 교육부터 시킬 수는 없을까요.” 김동근 개성공단관리위원장은 최근 개성공단에 1단계 공장부지를 분양 받은 업체 사장들을 대상으로 열린 현장설명회에 갔다가 참가자들의 다양한 질문 공세에 적잖이 당황했다. 이들이 분양 받은 필지와 도로ㆍ상하수도를 둘러보고 높은 기대감을 보였던 것이다. 김 위원장은 “2004년 말부터 입주했으니 개성공단이 운영된 지도 햇수로 4년에 접어든다”며 “아직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젠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0년 6월, 분단 55년 만에 처음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남과 북은 진통 끝에 6ㆍ15남북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7년이 지나 2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지금 그 중에서 가장 뚜렷한 성과를 낸 건 개성공단 사업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별로 없다. 그동안 입주기업은 꾸준히 늘었고 순이익을 내는 곳도 나오기 시작했다.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한 근로자는 현재 1만6,000여명. 하지만 올해 말 착공하는 공장들이 가동되면 내년에는 5~6만 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이런 결과는 이번 2차 남북정상회담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한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남북정상회담의 의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지만 정부는 정치권보다 기업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김기문 개성공단기업협의회장이 “우리 요구만 들어준다면 개성은 최적의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 것도 이를 입증하고 있다. 개성공단은 여전히 아쉬운점이 많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한 업체는 “인건비가 남쪽의 20분의 1밖에 안되지만 생산원가를 75%까지 밖에 줄이지 못한다”고 강조한다. 출입ㆍ통신 등 기타비용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개성공단이 노동집약적 산업에 이어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옮겨가는 타이밍에서 이 같은 지적은 귀담아 들어야 할 부분이다. 분단 이후 남한 대성동마을과 북한 평화리마을이 벌이던 태극기와 인공기의 ‘깃대높이 싸움’은 이제 사라졌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만나 명분을 따지기보다 실질적인 성과를 챙겨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입력시간 : 2007/08/15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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