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업들이 성장세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상장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등 각종 지표가 크게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3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비금융업 상장회사의 실적(2013년 1~9월)을 분석한 결과 10개 경영지표 중 6개가 2009년 금융위기 시절보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성장성 지표인 매출액 증가율은 -0.10%로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2009년에도 매출액 증가율은 1.33%를 보인 바 있다.
총자산 증가율도 3.04%로 2009년 7.81%에 비해 절반 수준이며 유형자산 증가율은 2.42%로 2009년 8.04%에 비해 악화됐다. 매출액 영업이익률, 매출액세전순이익률, 차입금 의존도 등도 모두 2009년 금융위기상황보다 악화됐다.
특히 매출액 1조원 이상 148개사(1조클럽, '12년 기준)의 실적은 더욱 부진했다. 매출액 1조원 이상 대기업만 분석하면 매출액 증가율이 -0.48%로 전체 상장기업보다 매출액 감소폭이 더 컸다.
2009년에 비해 개선된 지표는 안정성 지표로 나타났다. 부채비율은 85.81%로 2009년 93.94%에 비해 낮아졌고 자기자본 비율도 53.82%로 2009년 51.56%에 비해 개선됐다. 수익성 지표 가운데 이자보상 배율은 4.19배로 2009년 3.46배에 비해 개선됐고 금융비용 부담률도 1.30%로 개선됐다.
이에 대해 재계 한 관계자는 "일부 지표에서 금융위기 때 보다 개선 된 것은 기업들이 보수적인 경영 기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기업들의 성장세가 심각한 위기 국면에 들어선 상태이다"고 말했다.
홍성일 전경련 금융조세팀장은 "작년 경제성장률이 다소 높아진 것과는 달리 기업 매출액은 마이너스 성장했다"며 "올해에도 내수부진, 신흥국 금융불안과 같은 대내외 위협요인으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 경제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도록 경영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