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기획사들로부터 현금ㆍ주식 등 다양한 방법으로 금품 로비를 받은 방송사 전ㆍ현직 프로듀서(PD)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무더기로 사법 처리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문무일)는 22일 연예기획사로부터 소속 연예인들의 출연 청탁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이용우 전 KBS 책임프로듀서(CP)와 고재형 MBC 예능1 CP를 배임수재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하고 달아난 박해선 전 KBS 예능1팀장을 지명수배했다. 검찰은 또 경명철 전 KBS 제작본부장과 김시규 KBS 예능1팀 CP, 김충 KBS 예능2팀 CP, 배철호 SBS예능국 제작위원 등 4명의 전ㆍ현직 PD들을 불구속 기소하고 비교적 혐의가 가벼운 한모 SBS 예능 PD는 벌금 1,000만원에 약식 기소했다.
이들은 모두 자신이 인기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는 지위를 이용해 연예기획사로부터 소속 연예인의 출연이나 뮤직비디오 방영 등의 대가로 현금이나 주식을 받은 것으로 수사 결과 드러났다.
KBS에서 지난 2005년까지 일했던 이 전 PD는 ‘비타민’ ‘스타 골든벨’ ‘윤도현의 러브레터’, 고 CP는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제작을 담당했다. 불구속 기소된 다른 PD들도 ‘뮤직뱅크’ ‘SBS인기가요’ ‘해피선데이’ 등 인기 프로그램의 책임자로 프로그램 기획ㆍ제작 및 연예인 섭외 등을 맡았다.
이들은 과거 현금 위주의 청탁을 받았던 것과 달리 연예기획사들이 우회상장을 하기 직전 주식을 헐값에 사들였다가 주가가 오른 뒤 이를 되파는 치밀한 방법으로 시세차익을 남겼지만 검찰 수사로 꼬리가 밟히게 됐다.
검찰은 이들에게 뒷돈을 건넨 기획사 관계자 12명은 벌금 500만~1,000만원에 약식 기소하고 달아난 6명은 지명수배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수사를 통해 방송가에 만연했던 연예기획사와 예능 PD 간 유착고리를 확인했다”며 “잠적한 박 CP 등을 조속히 검거하는 등 남은 수사에도 주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