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독일기업, 해외업체 사냥에 나섰다

경제 회복세 타고 먹잇감서 포수로 바뀌어<br>바스프, 美엥겔하드 인수外 아디다스·도이체 반·TUI 등 외국업체 매입

한동안 무기력증에 빠져 외국 기업의 먹잇감이 됐던 독일 기업들이 경제회복세를 타고 거꾸로 해외기업 사냥에 나서고 있다. 9일 AFP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세계 최대 화학업체인 독일의 바스프(BASF)는 최근 수십억 달러의 자금력을 이용해 미국의 엥겔허드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고려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독일 철도회사인 ‘도이체 반’은 지난해 11월 미국 운송회사 ‘백스 글로벌’을 10억유로에 사들였으며 9월에는 독일의 우편기업 ‘도이체포스트’가 영국 물류기업 ‘엑셀’을 56억유로에 매입해 세계 최대 물류그룹으로 부상했다. 또 스포츠 의류ㆍ장비 제조업체인 ‘아디다스’는 지난해 8월 미국 스포츠화 제조업체인 ‘리복’을 31억유로에 매입했다. 이밖에 독일 관광그룹 TUI는 캐나다 조선회사 CP를 17억유로에 삼켰으며, 철강 분야에서는 독일 ‘티센크루프’가 룩셈부르크의 ‘아르셀로’와 함께 캐나다의 ‘도파스코’ 매입을 놓고 경쟁 중이다. 주가 부양을 위해 최근 수년 동안 긴축과 절약에 주력했던 독일 기업이 그동안 미국 기업들의 주요 인수합병(M&A) 대상이 돼 왔으나 이제는 다시 미 기업들을 사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는 올해 독일경제 성장률이 1.7%로 지난 2000년(3.1%)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과 궤를 같이한다. 뮌헨 소재 하이포베라인스방크의 분석가 안드레아스 하이네는 “독일 기업들은 이윤 확대와 직원 감축, 자산 매각 등을 통해 부채를 크게 줄이고 거액의 여유자금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LRP의 분석가 실케 스테게만도 “독일 기업들이 (이처럼) 국제 자본시장에서 공격적으로 나오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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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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