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합작사인 린나이코리아가 막대한 엔화차입금의 이자부담을 견디지 못해 보유주식 대부분을 일본 측에 넘긴 것으로 밝혀졌다.
8일 관련업계 및 금융당국에 따르면 가스보일러 업체인 린나이코리아는 과거 외환위기 직후 일본에서 들여온 55억엔 규모의 차입금 이자상환과 매출 부진으로 경영난을 겪어오다 최근 일본 측 합작선인 린나이재팬에 대부분의 보유지분을 넘겨 사실상 ‘일본기업’으로 탈바꿈했다.
린나이코리아의 한국 측 대주주인 강성모 회장은 엔화차입금의 절반을 주식으로 전환하는 방식을 통해 일단 장기차입금의 절반 정도를 해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린나이재팬은 모두 119만3,400주의 주식을 소유해 지분율을 51%에서 88%로 끌어올리며 명실상부한 대주주의 위상을 굳히게 됐다. 반면 창업주인 강 회장 측의 지분은 49%에서 12%선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강 회장 측은 외환위기 직전까지만 해도 51%의 지분을 갖고 있었지만 일본에서 자금을 지원 받는 조건으로 2%의 지분을 양보한 데 이어 이번에 회사를 살리기 위해 또다시 지분을 넘기는 상황에 몰리게 됐다.
린나이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경기침체와 엔고 여파, 신제품 매출 부진 등으로 금융비용이 높아지면서 부득이하게 차입금을 지분으로 변경한 것”이라며 “린나이재팬의 지분비율이 크게 높아졌지만 오너를 비롯해 주요 경영진이 린나이코리아 출신인 만큼 일본계 기업으로 비쳐지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입장을 밝혔다.
업계 일각에서는 최근 엔화 강세가 한풀 꺾이기는 했지만 엔화대출 기업 입장에서 여전히 부담스러운 고환율을 감안할 때 자칫 외국계 손으로 넘어가는 제2, 제3의 기업이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