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85엔선 깨지면 80엔까지 밀릴수도"

[돌아온 엔고] ■ 엔화강세 어디까지<br>美 추가부양책 땐 강세 더 빨라질듯… 日 정부 시장개입 가능성 주목


엔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일본 정부의 구두개입이 잦아지고 있다.

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노다 요시히코 일본 재무상은 이날 "과도한 외환 움직임은 일본 경제의 안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서 "외환 시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엔고 저지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지난 4일 "환율 움직임이 다소 한쪽으로 쏠렸다"는 발언에 이어 5일만에 또 다시 구두 경고에 나선 것이다.


이날 엔화는 9개월 만에 최고치에 가까운 85엔 대에 거래돼 지난 4월 2일(1 달러당 94.61엔) 이후 4개월 동안 10% 이상 급등하며 수출주도의 일본 경제에 큰 타격을 입히고 있다. 시장에서는 엔화의 강세 행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또 일본 정부가 엔고 저지를 위해 실제 행동에 나설지 주목하고 있다.

엔화 흐름과 관련해 주목되는 것은 10일(현지시간기준ㆍ한국시간 11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양적완화 재가동 등 추가 경기부양 조치를 내놓을지 여부다. 지난주 발표된 미 고용 지표가 실망스러운 것으로 확인된 데 이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경우 미 달러 약세를 부추겨 엔화 강세가 더욱 빨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바클레이스캐피탈의 수석 외환전략가인 야마모토 마사푸미는 "만약 FRB가 추가 경기 부양 가능성을 언급하거나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을 경우 엔화가 85엔 아래로 떨어지거나 84엔 선이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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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은 엔화가 지난해 11월 저점인 84.82엔 아래로 떨어질 경우 지지선 이탈에 따른 충격 여파로 80엔까지 밀릴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90년 엔화가 79.9엔으로 하락했을 때 시장에 개입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85엔 선에서는 일본 정부의 시장 개입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엔화 동향에는 또 하나의 변수가 있다. 유로화 가치의 변동이다. 전문가들은 유로존(유로화 통용 16개 국) 재정 위기로 인해 급락했던 유로화가 이미 상당 폭 회복돼, 유로화와 반대로 움직이는 달러 약세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유로화는 지난해 11월 고점인 1.51달러에서 지난 6월 1.19달러까지 하락한 뒤 현재 1.33달러 수준까지 회복했다. 전문가들은 유로화가 하락 폭의 50%를 회복하는 1.35달러 선에서는 상당한 저항에 부딪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시장 개입은 아니지만, 일반 엔고로 인한 피해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만큼 일본 정부가 엔화의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한 조치를 내놓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9~10일 이틀간 열린 뒤 일본은행(BOJ) 통화정책회의에서 국채 매입 등 추가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미 엔고는 일본의 수출기업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본 재무성은 이날 6월 경상수지 흑자가 전년 동기보다 18% 줄어 1조470억엔(123억 달러)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1조3,000억 엔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오는 16일 발표되는 일본의 2분기 경제 성장률 역시, 1분기의 5%보다 감소한 2.1% 수준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다. 시라이시 히로시 BNP파리바 이코노미스트는 "수출 위축이 경상수지 감소로 연결됐다"면서 "경기 둔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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