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대규모 은행 최고경영자(CEO) 인사철을 보내고 새로 부임하거나 연임된 은행 수장들이 2일 취임식 또는 월례조회 등 행사를 갖고 경쟁적으로 ‘글로벌 1등 은행’이 될 것임을 선언했다. 주택담보대출 시장이 크게 둔화하고 있는 가운데 은행 CEO들이 영업력과 조직 경쟁력을 강화하고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등의 비전을 제시하며 본격적인 영업경쟁을 펼칠 것임을 예고했다. 박병원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이날 취임식에서 “우리금융그룹을 씨티그룹이나 HSBC 같은 세계적인 금융그룹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글로벌 경쟁력을 지닌 1등 금융그룹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진정한 종합금융그룹의 위상을 갖출 수 있는 비은행 부문의 강화를 위해 투자은행(IB)과 카드 등 유망사업에 경영자원을 집중해 성장동력으로 육성할 것”이라며 “고객의 다양한 금융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소비자금융업과 보험업 등으로의 진출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열린 분기 조회에서 “생산성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고객과 주주ㆍ사회에 대한 책임을 지킬 힘이 없어진다”며 “영업점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영업점 디지털화(PPR)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강 행장은 “PPR는 업무절차 간소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총체적인 생산성을 지속적으로 높이는 것은 국민은행이 총력을 기울여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신상훈 신한은행장은 이날 조흥은행과의 통합 1주년을 맞은 기념사에서 “이기는 경영으로 1등 신한은행을 이루고 글로벌 역량을 높여 월드클래스 뱅크의 꿈을 이루고 싶다”고 강조했다. 신 행장은 “신한만의 강점을 담은 고객만족 서비스와 차별화된 상품을 만들고 한발 앞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개척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종열 하나은행장도 이날 분기 조회사를 통해 “중소기업전문 복합상품 개발을 위한 조직 신설 및 중소기업담당 전문 인력을 육성할 것”이라며 “더불어 소호 관련 전용 대출상품을 만드는 조직을 신설하겠다”고 밝혀 중소기업과 소호대출의 영업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조직에 변화를 주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김 행장은 또 “현재 중국 현지 자회사인 칭다오(靑島)국제은행과 현지지점을 합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베트남과 캄보디아 진출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강권석 기업은행장은 연임 이후 첫 월례조회에서 “민영화에 대비해 모든 부문에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은행ㆍ증권ㆍ보험ㆍ자산운용을 모두 갖춘 종합금융그룹으로 거듭나야 하며 특히 IBㆍ신탁ㆍ외환ㆍ방카슈랑스ㆍ신용카드 등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행장은 또 기업은행의 취약 부문으로 개인금융과 수신업무를 꼽고 자금조달 역량 강화에 주력 줄 것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