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주상복합아파트는 당초 인기에 비해 그다지 투자가치는 높지 않다는 분석이 최근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부동산 투자의 삼박자, 즉 수익성·환금성·안전성 중 환금·수익성이 당초 기대에 크게 못미치고 있는 것. 실수요라면 몰라도 투자가치면에서는 「글쎄요」라는 반응이다.◇분양률과 프리미엄은 무관 = 작년 5월 선착순으로 공급했던 258가구의 여의도 트럼프월드는 분양당시 여의도 일대 교통이 혼잡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몰려드는 수요자들에다 이동중개업소들인 떴다방까지 가세해 북새통을 이뤘지만 지금 이 아파트의 시세는 바닥권. 각 중개업소에 매물이 쌓여 있지만 수요자의 발길은 없어 매매가가 분양가 아래로 내려간 물건들도 수두룩하다.
작년 12월 200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신정동 삼성쉐르빌 역시 분양률과 프리미엄의 괴리가 크다. 총 164가구인 이 아파트는 높아야 2,000만원 정도의 웃돈이 붙어 있을 뿐이다. 그나마 비로열층은 프리미엄은 고사하고 원가에도 매수자를 찾기 힘들다.
다른 주상복합이라고 나을 것은 없다. 도곡동 삼성 타워팰리스·분당 로열팰리스·서초동 현대슈퍼빌 등 고급아파트 수요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인기몰이」를 했던 대부분 주상복합아파트들은 프리미엄이 「명성」에 못미치고 있다.
◇계약시점이 지나면 거래가 끊긴다=프리미엄도 프리미엄이지만 거래상황은 더욱 초라하다. 작년에 공급됐던 주상복합아파트들은 중개업소들로부터 그리 환영받는 물건이 못된다. 찾는 사람이 사실상 전무하다보니 매물만 잔뜩 쌓여 있다.
분당의 S부동산 관계자는 『작년말 공급된 로열팰리스의 경우 계약시점이 지나면서 사실상 거래가 끊겼다』며 『인기만 믿고 뒤늦게 분양권을 산 사람들대부분이 후회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중개업소들은 고급주상복합아파트는 당첨 직후부터 계약때까지만 손바뀜이 활발할 뿐 계약시점이 지나면 개점휴업 상태에 접어드는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상당수 거래가 값을 올리기 위한 떴다방간 자전 거래. 이 때문에 시세차익을 노리고 매물을 다량 확보했던 「떴다방」들이 엄청난 손해만 보고 손을 뗐다는 후문이다.
◇주상복합도 브랜드·지역차별화=작년 공급된 주상복합 중 그나마 어느 정도 프리미엄을 유지하면서 가끔씩 손바뀜이 이뤄지고 있는 것은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아파트들이다. 워낙 고가(高價)다 보니 조금만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져도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것. 지역 역시 강남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공급된 물량들은 거래시장에서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목동 D부동산 관계자는 『고급아파트 수요자가 굳이 입지여건이 떨어지는 외곽지역에 눈을 돌리겠느냐』며 『외곽지역에 공급된 고급주상복합은 아예 관심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정두환기자DHCHU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