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보다 싼 채소를 1년 내내 내놓겠습니다."
소진세 롯데슈퍼 사장(사진·62)이 대형마트와 채소 가격 전쟁을 선언했다.
롯데슈퍼가 21일부터 신선식품인 채소에 'EDLP(Every Day Low Price)'개념을 도입해 대형마트와 SSM보다 15∼20% 저렴한 가격으로 1년 내내 판매하기로 한 것이다.
소 사장은 19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채소는 밑반찬이나 김장재료 등으로 식탁에 가장 자주 올라 실질적으로 소비자 체감물가를 좌우하는 품목"이라며 "물가 안정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기 위해 이번 조치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EDLP는 원가 변동이 크지 않은 공산품에 주로 적용되는 방식으로, 강수량ㆍ기온 등 기후 영향을 많이 받아 짧은 기간에도 가격 등락폭이 큰 신선식품에 이러한 개념을 도입한 것은 이례적이다.
롯데슈퍼가 이번에 EDLP를 적용한 품목은 두부, 달걀, 시금치, 콩나물, 대파, 무, 마늘, 오이, 배추, 양파, 풋고추, 감자, 고구마, 당근, 상추, 깻잎, 양배추, 애호박, 새송이버섯, 참느타리버섯 등 20개다. 이들 품목은 롯데슈퍼 채소 매출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롯데슈퍼는 채소 가격을 낮추기 위해 생산자(영농조합) → 공판장(도매시장) → 도매상(중도매인) → 소매상(소매점) → 소비자의 일반적인 5단계 농산물 유통 구조를 생산자(영농조합) → 롯데슈퍼 → 소비자의 3단계로 개선해 10% 내외의 원가를 절감했다. 또 산지에서 작업된 포장상태 그대로 판매하는 방식을 도입해 추가 포장재와 인건비 등 추가로 5%의 원가를 줄였다.
이에 따라 롯데슈퍼의 일부 채소 값은 도매시장보다 저렴해지게 됐다. 시금치가 대표적이다. 롯데슈퍼의 시금치(250g)가격은 890원으로 도매시장인 가락시장(900원)보다도 10원 가량 싸다. 대형마트(1,160원)와 SSM(1,480원)의 평균가격과 비교해서는 270~590원이나 저렴하다.
롯데슈퍼의 한 관계자는 "롯데슈퍼 가격을 100으로 봤을 때 가락시장은 95, 대형마트는 120.3, SSM은 130 정도의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슈퍼는 EDLP방식을 1년간 시행한 후 대상 품목을 청과, 수산, 축산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주요 대형마트 3사가 최근 6개월~1년 동안 가격을 동결 또는 할인하겠다고 선언한데 이어 롯데슈퍼까지 상시 저가 전쟁에 뛰어들어 유통가의 물가 잡기 할인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