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승부의 기합

제6보(101~127)


야마시타의 백2. 우상귀의 흑을 위협하는 수이며 오래 전부터 백의 권리였던 수순이다. 이곳은 무조건 선수끝내기가 되는 자리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장쉬는 감연히 손을 빼어 흑3으로 달려갔다. 우상귀의 흑대마보다 우하귀 방면의 백대마가 몸집이 더 크다. 백4, 6의 보강은 억울하지만 별수없다. 흑9는 기분좋은 수. 백대마의 안형을 없애면서 사활을 위협하고 있다. 백10의 연결은 절대. 여기서 장쉬는 흑11로 파고들었다. “과연 실전파로군요.”(고마쓰9단) “절묘한 타이밍이야.”(린하이펑9단) 집이 넉넉한 형편이므로 흑은 11로 참고도의 흑1에 보강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것이면 백은 이판사판 백2로 흑대마 전체를 공격해 보는 도리밖에 없다. 어차피 집으로는 15집 이상 모자라는 것이다. 그때 가서 흑3, 5로 안형을 만들자고 하면 백은 상변을 지키지 않고 백6으로 꽉 잇고 버틸 것이다. 그것을 잘 아는 장쉬는 먼저 실전보의 흑11, 13으로 두어 응수를 타진한 것이다. 지금이라면 백도 상변을 지키게 된다. 백16으로 뛰어들어서 승부패가 벌어졌다. “흑이 패를 내지 않고 그냥 사는 수단이 있을 것 같은데 왜 위험하게 패로 살겠다고 한 걸까요?”(기자) “이런 것이 승부의 기합이지요.”(린하이펑) 흑17로 찌르지 않고 그냥 19의 자리에 받으면 흑대마는 무조건 산다. 그러나 백에게 17의 자리를 허용하는 것이 너무도 뼈저리다. 흑27. 절대팻감은 아닌데 장쉬는 태연히 이 수를 두었다. 우상귀를 버리고 두겠다는 태세인데 그래도 흑이 이길 수가 있을까.(2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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