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시즌·패키지 공연티켓 "잘나가네"

구매자 20~40%가량 할인 받아 좋고<br>판매자는 미리 자금확보·마케팅 비용 줄고<br>유니버설 발레단·국립국악원 공연등 판매호조<br>불황기 모두가 이익보는 '윈윈' 전략으로 각광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공연 티켓을 미리 팔거나 여러 작품을 묶어 판매하는 시즌 및 패키지 티켓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티켓 구매자는 20~40% 가량 할인을 받을 수 있고 판매자는 미리 티켓을 팔아 자금을 확보하고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요즘 같은 불황기에 시즌권과 패키지 티켓은 공연 수요자와 공급자가 모두 이익을 보는 ‘윈윈(Win-win) 전략’으로 판단하고 있다. ◇잘 나가는 시즌권, 패키지 티켓= 지난 12일 유니버설 발레단은 올해 예정된 정기공연 4개를 대상으로 티켓을 미리 판매했다. 예술단체로는 드물게 시즌권이란 개념을 내세워 공연을 시작하기 3~8개월 전부터 티켓을 팔기 시작한 것. 반응은 매우 좋다. 5일 만에 1,000장이 넘게 팔려나갔다. 국립국악원은 지난 2일부터 주최 공연 3개를 선택하면 20%, 4개 이상을 고르면 30%를 깎아주는 패키지 티켓을 판매했다. 티켓은 2주 만에 200여 장이 팔려나가며 예년보다 반응이 매우 좋은 상황. 국립국악원 관계자는 “작년 1~6월 동안 패키지 티켓이 모두 350장 가량 판매된 걸 고려하면 2주 동안 티켓 판매량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클래식 공연기획사인 크레디아, 마스트미디어, 빈체로가 힘을 모아 판매하는 패키지 티켓 ‘러시안 빅3’는 국내에서 인기가 많은 피아니스트 예프게니 키신의 티켓 파워 덕분에 이틀 만에 모두 팔렸다. LG아트센터와 서울시립교향악단의 패키지 티켓도 판매가 나쁘지 않다. 2000년 개관 때부터 기획공연에 대해 패키지 티켓을 판매해 온 LG아트센터는 현재 전체 티켓의 13% 가량이 패키지 티켓으로 팔려나갔고 서울시향은 500여 장이 판매됐다. ◇불황기에 ‘윈윈’ 전략으로 각광 받아= 이처럼 패키지 혹은 시즌 티켓이 예년에 비해 특히 인기를 끄는 건 경기침체로 제작자와 구매자 모두 주머니가 얇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제작자 입장에선 공연에 훨씬 앞서 티켓을 일찍 판매하면 자금 운영에 여유가 생기는데다 마케팅 비용도 줄일 수 있어 유리하다. 김지인 LG아트센터 공연기획 담당자는 “패키지로 묶어 팔면 개별적으로 판매하는 것보다 확실히 홍보나 광고 비용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임소영 유니버설 발레단 기획팀장은 “티켓을 일찌감치 팔면 돈이 빨리 들어오니까 예술단의 재정적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관객 입장에선 관람료 부담을 줄일 수 있어 이득이다. LG아트센터의 기획공연 티켓을 자유 패키지로 구입할 경우 R석 기준으로 38만 원 가량을 아낄 수 있고, 서울시립교향악단의 패키지 티켓을 구매하면 약 4~11만 원을 절약할 수 있다. 다만 구매자 입장에선 한번에 수십 만원의 목돈을 지급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다. 최근 인터넷 동호회 사이트를 통해 다른 이용자들과 돈을 모아 패키지 티켓을 구입한 뒤 나눠 갖는 일이 늘어나면서 한번에 적잖은 돈을 내야 하는 부담감이 줄어든 점도 인기 요인으로 작용했다. 장일범 음악 평론가는 패키지 티켓 판매와 관련해 “공연시장에 대한 안정적인 수요가 갖춰지지 않은 한국적인 상황에 잘 맞는 기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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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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