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가 최근 급증하고 있는 중국산 저가 철강제품에 대한 전방위 대응에 나섰다. 가뜩이나 공급과잉과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부진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저가의 중국산 제품들마저 국내로 쏟아져 들어와 생존의 위기로 내몰리고 있는 데 대한 대응책이다.
한국철강협회는 23일 중국 상하이 매리어트호텔에서 중국 철강업계와 한ㆍ중 봉형강ㆍ열연 품목별 분과위원회를 열고 중국 보론강 수출에 대한 자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오일환 철강협회 부회장은 "최근 국내 철강업계의 경영실적 악화요인은 내수가 부진함에도 불구하고 수입이 늘었기 때문"이라며 "실제로 최근 2년 동안 전세계 열연강판은 연평균 642만톤이 국내로 수입돼 글로벌 위기 이전보다 평균 95만7,000톤 증가했고 후판 수입도 최근 2년 동안 글로벌 위기 전보다 200만4,000톤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한국 측은 최근 중국산 보론강 및 H형강 수입이 급증하는 데 우려를 나타내고 중국 수출 증치세 환급제도를 편법적으로 악용한 보론강 수입이 급증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중국 철강업계 차원의 적극적인 수출 자제를 요청했다. 중국은 지난 2010년 7월부터 보통강에 대한 증치세 환급을 폐지하고 합금강에 대해서는 9%의 환급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철강업계는 수출 증치세를 환급 받기 위해 보통강에 보론(붕소)을 미량 첨가해 특수강으로 둔갑시켜 수출하고 있다. 보론강은 국산은 물론 중국산 보통강에 비해서도 세금 환급분만큼 저렴하기 때문에 국내 업계에 타격이 되고 있다.
한국 측은 또 중국 업계가 칼라강판에 대해서도 수출 증치세 환갑을 악용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책도 요구했다. 중국산 칼라강판 역시 후판에 페인팅을 한 뒤 수출 증치세를 환급 받고 후판으로 수출해 국내 유통시장 혼탁하게 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우리 측에서 오일환 철강협회 상근 부회장과 포스코ㆍ현대제철ㆍ동국제강 등에서 12명, 중국 측에서는 왕효제 중국강철공업협회 부회장과 보산강철ㆍ안산강철ㆍ무한강철 등에서 34명의 수출 및 마케팅 담당임원들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