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22일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명박 대통령 친형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을 겨냥해 ‘형님 퇴진’을 공개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한나라당 친이명박계 의원들이 맞고함을 치면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박 원내대표는 22일 열린 본회의에서 40여분간 이어지던 연설 말미에“이명박 대통령은 집권 3년 만에 국가의 기본을 5공 유신시절로 후퇴시켰다”면서 입을 열었다. 그 순간 본회의장에 앉아 있던 이병석 의원 등 한나라당 친이계 의원들이“정신 차려라”며 고성을 질렀다. 박 원내대표는 박희태 국회의장에게“조용히 하게 해 주세요”라고 했고 박 의장은“경청해 달라”라며 분위기를 가라앉혔다.
이어 박 원내대표가 “대통령과 대한민국의 성공을 위해 형님을 정계은퇴 시켜야 한다”며 연설을 계속하자 이상득 의원과 같은 경북 포항이 지역구인 이병석 의원은 “당신부터 은퇴하라”면서 삿대질을 했다.
그러나 박 원내대표는 굴하지 않고 “대한민국 위기의 근본에 대해 국민 여러분과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한다”면서“모든 문제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인가. 그 동안 영일대군, 만사형통으로 불리며 국정의 곳곳에서 대부역할을 하는 사람이 누구였나” 라고 한나라당을‘자극’했다.
이상득 의원과 가까운 장제원 한나라당 의원은“체통을 지키세요. 감방 갔다 온 게 자랑이냐” 면서 중간에 퇴장했다. 이은재 한나라당 의원은“내려와, (박지원은) 대북 송금 범법자 아냐”라고 소리쳤다. 민주당 의원들도 “이병석 의원 그만해”(강창일 의원) 등 제지에 나서면서 본회의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이상득 의원은 외부 일정을 이유로 본회의에 불참해 자신을 향한 비난을 듣지 못했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는 본회의에 참석했지만 ‘형님 퇴진’ 부분에는 자리를 비웠다. 맞고함을 치던 친이계 의원들과 달리 친박계 의원들은 별다른 반응은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