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아반떼 고객들 애꿎은 피해
현대차 노조 파업 돌입…"겨우 생산 시작 해놓고…언제 몰수 있나" 항의 잇따라
이진우 기자 ra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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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생산을 시작했다면서 또 파업이라니. 도대체 차는 언제나 몰 수 있나요”(현대차 신형 아반떼 주문고객 A씨).
현대차 노조가 임금협상 결렬을 이유로 26일 파업에 돌입하면서 우여곡절 끝에 뒤늦게 생산을 시작한 신형 아반떼를 계약한 뒤 차량 인도를 손꼽아 기다리는 고객들이 애꿎은 피해를 입고 있다.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의 한 관계자는 26일 “노조의 파업 돌입 소식이 전해지면서 각 영업소에는 신형 아반떼를 계약한 고객들의 불안감 섞인 문의와 항의전화가 빗발치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신형 아반떼 계약고객들의 인터넷 동호회 모임인 ‘아기사(아반떼를 기다리는 사람들)’ 회원들은 인터넷과 전화 등을 통해 “이제 겨우 생산을 시작했는데 파업이 웬 말이냐” “볕 들자 해 떨어지는 격”이라며 잇따라 항의했다.
신형 아반떼는 지난 12일 생산개시에 이어 14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지 일주일 만에 1만대가 넘는 계약실적을 올리는 등 신차 바람을 타고 내수시장에 커다란 돌풍을 일으킬 기세였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1만대 계약분은 1개월 넘게 생산해야 할 주문량으로 잔업과 휴일특근을 해도 모자랄 판”이라며 “이 와중에 파업까지 겹치자 차량 인도를 무작정 기다리게 된 계약고객들의 원성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해마다 반복되는 노조의 파업 시나리오는 이제 고객들이 먼저 예상하고 있을 정도”라며 “일부 고객들은 설령 6월 초부터 신형 아반떼를 생산해도 노조 파업으로 또다시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먼저 예측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현대차는 이에 따라 노조 파업에 따른 공급 지연보다는 고객들의 이 같은 부정적 인상이 중장기적으로 회사 이미지에 더 큰 상처를 입힐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노조 파업은 또한 환율 하락 등으로 가뜩이나 수출 채산성 악화에 시달리는 현대차의 입지를 더욱 힘들게 만들고 있다. 현대차는 환율이 100원 떨어질 때마다 1조3,400억원의 매출손실을 입게 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런 가운데 불거진 노조 파업은 수출물량 공급 지연사태와 함께 해외에서의 브랜드 이미지 하락을 불러와 수출여건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입력시간 : 2006/06/26 1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