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아제르바이젠 대통령 선거에서 일함 알리예프(42) 총리가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이 확정됐다.이번 선거는 화제와 우려를 동시에 불러 일으켰다. 우선 알리예프 총리가 게이다르 알리예프(80) 현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 때문에 권력 세습이라는 비난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아버지와 아들이 결탁해 노골적으로 부정선거를 저질렀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어 앞으로 정국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당장 야당 후보로 출마했던 이사 감바르 무사바트당 대표가 “총체적 부정선거였다”며 투표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있다. 투표가 끝난 후 무사바트당 지지자 수백 명은 부정선거에 항의하며 시위하다 경찰과 충돌해 수십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선거감시단으로 파견된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관계자들도 “너무나 많은 부정행위가 발견돼 건수를 세는 것조차 중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그의 당선을 추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나라들은 알리예프 현 대통령이 석유자원이 풍부한 아제르바이젠을 큰 혼란 없이 잘 통치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40을 갓 넘긴 정치 초년생에서 일약 대통령으로 부상한 일함 알리예프는 아버지의 후광으로 승승장구해온 전형적인 황태자 스타일이다. 그러나 주색잡기에 능해 플레이보이라는 별명을 얻은 한편으로 지성과 유머를 갖춘 매력적인 측면도 있어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아버지의 지병으로 올 8월 총리에 임명돼 지금까지 실질적인 1인자 노릇을 해 왔다.
<김철훈기자 chkim@h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