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측근 비리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했던 25일 국무회의에서 청와대와 한나라당간의 대치 상황을 연상시키려는 듯 `개와 고양이가 싸우는 이유`를 설명한 것으로 27일 뒤늦게 알려졌다.노 대통령은 이날 거부권행사 결정을 발표하고 중간에 휴식을 가진 뒤 회의를 속개하면서 갑자기 “개와 고양이가 왜 만나기만 하면 싸우는지 아느냐”고 물었다. 아무도 대답을 못하자 노 대통령은 “개는 기분이 좋으면 꼬리를 들고 살랑살랑 흔들고 기분이 나쁘면 꼬리를 내리는데, 고양이는 기분이 좋으면 꼬리를 내리고 기분이 나쁘면 꼬리를 빳빳하게 들고 공격자세를 취한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이러니 개가 고양이를 만나 꼬리를 들면 고양이는 `어, 해보자는 거냐`며 덤비고, 개는 고양이가 꼬리를 내린 것을 보고 `너 긴장했냐`라고 반문한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웃음이 터졌다.
노 대통령의 얘기가 알려지자 청와대 안팎에서는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개와 고양이처럼 코드가 달라 대화가 안 되는 상황을 비유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공교롭게도 노 대통령은 개띠(1946년)이고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고양이과인 호랑이(38년)띠이다.
<고주희 기자 orwell@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