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자산을 보유한 한국전력이 수익성면에서도 세계 초일류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고유가와 전력요금 인하 등 악재가 겹친 가운데도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8.8% 증가한 1조9,731억원에 달했다. 한전의 2004년 매출액은 전기요금인하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6.3% 늘며 전년보다 5.4% 증가한 23조5,999억원을 기록했다. 정부는 지난해 3월 전격적으로 전기요금을 평균 1.5% 내린 바 있다. 순이익도 약 25% 가량 늘며 2조8,808억원에 달했다. 고유가로 발전자회사의 연료비가 크게 늘어 지분법 평가이익은 전년보다 3,297억원 감소한 1조7,938억원에 머물렀으나 달러약세로 외화평가이익이 지난해보다 8,002억원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발전 주연료인 유연탄을 비롯, 원유 등의 국제가격이 급등했음에도 불구하고 발전사들의 경영실적이 크게 악화하지 않아 한전의 지분법 평가이익이 시장 예상보다 감소치가 크지 않았던 점은 눈여겨 볼 만하다. 원전을 운영하는 한국수력원자력과 화력발전소를 경영하는 5개 발전자회사 등 한전의 100% 주력 자회사들이 불완전한 구조개편에도 불구하고 원가절감 등을 통해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산업자원부의 한 관계자는 “전력산업구조개편이 불완전함에도 불구하고 한전의 발전 자회사들이 적극적인 경영혁신에 나서 예상외로 훌륭한 경영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신지윤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도 “최근의 연료비 급등세에도 불구하고 한전의 발전 자회사들이 양호한 실적을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영업뿐 아니라 이처럼 영업외 부문에서도 수익이 크게 호전된 한전은 지난해 1조5,000억원대의 차입금을 줄였다. 차입금 감소분은 외화부채의 평가액이 줄어든 탓도 있으나 한전이 적극적인 부채줄이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은 2003년 50.0%에서 지난해 46.3%로 3.7%포인트 줄어 올 해 이자비용 부담이 상당수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민국 대표 공기업인 한전의 경영혁신 및 실적증가는 국부 확대로도 이어졌다. 전기요금 인하로 불황에 허덕이던 국민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줄여줬던 한전은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올 해 주당 1,150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어려운 경영여건에도 한준호 사장 등 한전 경영진의 의지가 반영돼 전년보다 배당금이 100원 늘었다. 산업은행 등 정부가 한전 지분의 54% 가량을 보유하고 있어 배당수입만 4,000억원에 달한다. 한전이 지난해 납부한 법인세도 1조1,000억원에 이른다. 한전의 한 관계자는 “올 해 중국, 동남아, 중동 등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자원협력도 강화해 안정적인 자원확보에도 나설 것” 이라며 “꾸준한 인사 및 조직혁신을 통해 세계 초일류 종합에너지 기업으로서 위상을 확고히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