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현대카드의 시장주도권 장악

조영주 기자 <금융부>

세계적으로 최고급 신용카드로 인정받고 있는 ‘인피니트(Infinite)’카드가 국내에 상륙했다. 글로벌 카드회사인 비자카드가 발급하는 이 카드는 말 그대로 ‘무한대’의 결제 기능과 부가 서비스가 가능하록 만들어졌다. 연회비만 부가 서비스에 따라 50만원에서 최고 100만원에 달한다. 부가 서비스는 특급 호텔, 골프, 명품매장, 여행 등 고소득층이 주로 이용하는 곳으로 특화됐다. 카드사들이 말하는 VVIP(Very Very Important Person)가 고객이기 때문이다. 현대카드가 비자카드와 헙정을 맺고 국내에서 처음으로 이 인피니트를 도입했다. 연회비는 기존 최고급 카드인 ‘더 블랙(The Black)’의 연회비 100만원보다 낮은 50만원으로 정하고 부가 서비스도 조금 낮은 수준으로 맞췄다. 이에 대해 경쟁 카드사들이 ‘인피니트’를 발급하더라도 현대카드는 더 고급스러운 카드를 갖고 있는 셈이 된다. 이로써 국내 VVIP 카드시장은 사실상 현대카드가 선점하게 됐다. 현대카드의 한 관계자는 “주력 카드인 현대카드M은 일반카드로, 현대카드S는 플래티늄카드로 자리를 잡아나가며 더 블랙과 인피니트는 고소득층을 겨냥한 카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들어 현대카드가 현대카드S의 일반카드와 플래티늄을 통합, 플래티늄의 가격 파괴를 선언하자 다른 카드사들이 당혹스러워 한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 인피니트시장 선점도 적지 않은 충격을 주고 있다. 대형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수익성 중심으로 상품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무리하게 새로운 상품을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VVIP 카드는 상징적인 의미는 크지만 수익성에서는 오히려 악영향을 가져올 수 있어 관망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국내 카드시장의 주도권이 LG카드나 삼성카드에서 현대카드로 넘어가고 있다는 분석도 이 때문이다. 더욱이 공격적인 광고와 마케팅은 선발 대형 카드사의 보수적인 움직임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LG그룹에서 분리된 LG카드와 삼성그룹의 지원이 축소되고 있는 삼성카드와는 달리 현대카드는 현대차그룹의 고속 성장과 GE캐피탈과의 제휴 추진 등에 힘입어 영업에 가속을 더하고 있다. 현대카드가 앞으로 카드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아나갈 수 있을지, 수익성이라는 함정에 빠질지 관심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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