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해외 자회사로 중간재나 완성품을 판매하는 ‘기업 내 수출’ 규모가 지난 6년 새 7배나 급증했다. 국내 기업들의 해외 자회사는 도ㆍ소매업 등 유통형이 큰 비중을 차지해 생산거점의 이전에 따른 산업공동화보다는 기업 내 수출을 촉진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3일 발표한 ‘기업의 국제화가 수출에 미치는 영향-기업 내 수출을 중심으로’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모 기업이 해외 자회사에 중간재나 완제품을 판매하는 ‘기업 내 수출’은 상장사의 경우 지난 99년 130억달러에서 2005년 910억달러로 늘어나 연평균 45.6%의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6년 새 7배에 달했다. 국내 총수출에서 이들 업체의 기업 내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99년 9%에서 2005년에는 32%까지 높아졌다. 이 기간 수출증가율이 연평균 12.9%였으나 기업 내 수출을 제외하면 증가율이 7.2%로 낮아져 기업 내 수출의 증가세가 전체 수출증가를 주도했다. 지역별 기업 내 수출증가율(연평균)은 중국이 398%로 증가세가 두드러졌고 이어 독일(290%), 싱가포르(243%), 이탈리아(100%), 일본(98%) 등의 순이었다.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 중 기업 내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92년 26.8%에서 2005년에는 57.7%로 급격히 증가했다. 기업 내 수출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최근 국제 경제교류 방식이 해외직접투자를 매개로 상품뿐 아니라 자본ㆍ인력 등 생산요소가 직접 이동하는 방식으로 다변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90∼2006년 수출과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5.0배, 3.4배로 각각 증가한 반면 연간 해외직접투자액은 11배 수준으로 늘어나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다. 2005년 현재 해외직접투자 누적 총액은 694억달러다. 상장사의 연결재무제표에 나타난 해외 자회사 수도 99년 388개에서 2005년 1,177개로 3배를 넘었고, 특히 중국이 391개로 가장 많았다. 상장사 해외직접투자가 기업 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해외 자회사에 대한 투자잔액이 1% 증가하면 기업 내 수출은 약 0.2% 증가하는 등 제조업을 중심으로 기업 내 수출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체 기업 내 수출의 약 80%를 차지하는 삼성전자ㆍ현대차 등 6개 대기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이들의 기업 내 수출 중 도ㆍ소매업종의 자회사로 수출한 비중이 64∼98%에 달해 ‘생산형’보다는 ‘유통형’ 기업 내 수출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시욱 연구위원은 “현지 생산거점 확보목적의 투자비중이 높은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수출확대 여부가 불확실하다”면서 “해외직접투자를 통한 기업 내 수출은 전체 수출의 구성이나 변동성 등에 중요한 결정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