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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리포트] "이란사태 악화땐 글로벌 경제 회복세 끝"

■ 이코노미스트誌 전망<br>"유가 10달러 오르면 美 첫해 성장 0.2%P 하락… 채무위기 겪는 유럽 더 타격"

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에서 최근 유가 상승의 원인으로 ▦중앙은행들의 유동성 공급과 저금리 정책 ▦국제적인 수급 불균형 등 크게 2가지 요인을 꼽았다.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의 정책으로 저리 자금(cheap money)이 넘쳐남에 따라 투자자들이 실물자산 특히, 석유로 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최근 몇 달 동안 국제석유 공급량이 이란 문제, 남수단의 송유관 문제, 북유럽 파이프 라인의 기술적 문제 등이 겹쳐지면서 종전에 비해 하루 평균 100만 배럴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서방권의 재제 등으로 인해 이란의 석유 공급감소 물량은 하루에 50만 배럴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공급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여력도 충분치 않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이미 기록적인 하루 평균 1,000만 배럴의 석유를 생산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 같은 수급상황을 감안할 때 적정유가는 북해산 원유를 기준으로 배럴당 118달러이며, 나머지는 이란 사태에 대한 두려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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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10% 상승할 경우 글로벌 경제의 성장률은 0.2%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질적인 영향은 지역별 국가별로 모두 다르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미국의 경우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오를 경우 첫해에 0.2%포인트의 성장률 하락을 초래하고 두 번째 해에는 하락 폭이 0.5%포인트로 커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유가 상승은 미국보다는 이미 채무위기로 인해 침체상태를 보이고 있는 유럽 경제에 더욱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그리스가 에너지의 88%를 수입에 의존하는 것을 비롯, 대체로 채무위기 국가들이 에너지 수입 비중이 커 더욱 곤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머징 국가들의 경우 유가가 상승하면 국제수지 악화와 인플레이션 압력을 받게 된다. 하지만 지금은 석유보다 수입에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곡물가격이 안정된 상태여서 인플레이션 압력은 상대적으로 덜하다고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지금까지는 유가상승이 취약한 유럽국가들을 중심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이란사태가 악화돼 유가가 급등하면 글로벌경제 전반의 회복세를 끝장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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