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설 앞두고 사이버 추모공간 '찡한 감동'사연 북적

2000년문연‘하늘나라 우체국’ <BR>5만3,300통 추모의 편지 쌓여<BR>명절 때면 방문객 평소 5~6배

‘아빠한테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못했었는데. 지금은 아무리 불러봐도 소용없지만. 사랑해요’ ‘알고 있답니다. 당신이 얼마나 우리와 함께하고 싶었는지를’ ‘뒷좌석 여자가 엄마라는 말을 아이에게 전할 때마다 눈물이 갈 길 없이 볼 위로 타고 내리고’ ‘드디어 초등학생이 되는 울 큰딸. 항상 자기가 지켜야 하는 거 알지’ ‘꿈속에조차 당신이 살아있다고 병원에서 전화했잖아’ 설을 앞두고 사이버 추모공간에 애절한 사연들이 쌓이고 있다. 다시는 볼 수 없는 가족과 친지, 그들에게 띄우는 추모의 글은 애틋함을 너머 코끝 찡한 감동을 전한다. 오랜만에 고향과 친지를 찾는 귀성객들에게는 세상사에 묻혀 잠시 잊고 있었던 가족과 사랑의 의미를 되살려줄 것이다. 사이버 추모공간은 일부 시ㆍ도 시설관리공단과 사설 납골당의 인터넷 사이트에 자리하고 있다.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장묘문화센터의 ‘사이버 추모의 집’(211.34.142.66/memorial)과 대전시 시설관리공단 장묘사업소의 사이버영락원(ypost.djsiseol.or.kr), 자유로청아공원(www.chungahpark.co.kr) 등이 대표적이다. 서울시 ‘추모의 집’에는 하루 평균 1,500명 가량 추모객이 방문한다. 특히 설과 한식, 추석 등 명절을 앞두고는 방문객 수가 평소보다 5~6배 가량 늘어난다. 장묘문화센터의 곽흥문 과장은 “(센터에서 관리하는)용미리 공원묘지와 벽제 승화원(납골당)에 안치된 9만기 중 90% 가량은 사이버 공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며 “매년 명절이면 사이버 추모의 집을 찾거나 ‘하늘나라 우체국’에 글을 올리는 추모객이 5~6배 가량 급증한다”고 말했다. 지난 2000년 문을 연 ‘하늘나라 우체국’은 고인에게 대한 애끓는 심정을 글로 전하는 코너. 지금까지 5만3,300통을 웃도는 편지가 쌓여있다. 수신인은 대부분 어머니와 아버지, 남편과 아내 등 가족. 화려하지는 않지만 담담하게 그려진 사연들에는 결코 한 호흡으로 읽을 수 없는 애절한 그리움이 맺혀있다. 특히 아내를 잃은 한 회원은 지난 2000년 12월부터 최근까지 무려 574건의 사연을 올려 방문객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하늘나라 편지는 3권의 책으로 묶여 출간됐다. 일부는 대만에서 번역되기도 했다. 사이버 추모공간에서는 추모의 글뿐만 아니라 고인의 사진이나 육성, 동영상을 보거나 들을 수 있다. 부산시 시설관리공단은 지난해 9월 ‘영락공원 추모의 집’(www.memorialhome.or.kr)을 열어 시간과 공간의 제약없이 유족을 맞이하고 있다. 대전시에서 운영하고 있는 사이버영락원에서는 인터넷으로 제사를 지낼 수 있다. 지난해 9월 대전시립묘지와 구봉산 영락원(납골당)에 고인을 모신 가족이면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을 통해 영정을 두고 제사를 지내도록 사이버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직접 제사상을 차리고 분향할 수 있으며 고인의 사진과 동영상도 볼 수 있다. 사이버영락원 관계자는 “현재까지 젊은 회원을 중심으로 40명 가량 사이버 제사를 지냈으며 이번 설에도 인터넷으로 고인을 찾는 회원 수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경기도 고양시에 자리한 자유로청아공원(납골당)에도 사이버 추모객이 끊임없이 줄을 잇는다. 특히 이 곳에는 고인이 된 배우 이은주와 가수 길은정을 위한 추모공간이 별도로 마련돼 있어서 팬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밖에 남양주 에덴공원(www.edenpk.com/21.html)과 경남영묘원 신어공원추모관(www.hisky.co.kr), 목련공원(www.mrmpark.co.kr), 안양시 장묘문화정보시스템(jangmyo.anyang.go.kr/idx_Memorial_park.htm) 등에도 사이버 추모관 또는 추모공원이 조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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