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금융투자업체들이 수익 감소 때문에 아우성이다. 시장 어디를 봐도 돈 벌 곳이 없다는 것이다. 증권사 대부분이 최근 1년간 당기순이익과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이상 감소했다는 사실은 요즘 상황이 안 좋다는 것을 그대로 증명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증시가 침체되면서 투자자들이 몸을 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소극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주식 거래대금과 펀드 가입금액이 급격히 떨어지고 이것이 바로 증권사 수익 악화로 직결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증권사의 주 수익원 중 하나인 개인투자자들의 이탈은 심각한 상황이다. 증시가 지난해 2,200선에서 1,800선으로 곤두박질치고 국내 주식형펀드도 연초 이후 1% 이상 손해를 보는 상황이 되자 시장 참여를 꺼리고 있는 것이다.
원인이 이렇다면 처방도 나올 수 있다. 개인투자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방법을 만들면 된다. 그런데 요즘 증권사의 영업 행태를 보면 그런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마케팅을 집중하고 있는 자산관리서비스는 철저히 고액자산가 중심으로만 이뤄지고 있고 투자위험을 줄일 수 있는 상품으로 주목 받는 주가연계증권(ELS)도 대부분 최소 1,000만원 이상 고객만을 대상으로 한다. 일반 소액투자자를 위한 서비스와 상품은 좀처럼 보기 힘들다.
최근 일부 증권사에서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임원들에게 일반투자자들을 위한 서비스와 상품 개발을 위한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들려 다행이다. 문제의 원인을 인식하고 있으니 그것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도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러나 이것이 아직 일부의 움직임일 뿐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은 점은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는다.
'수어지교(水魚之交)'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물고기는 물을 떠나서는 살 수 없다는 뜻이다. 중국 내전 시기 마오쩌둥은 국민당에 쫓기면서도 '인민은 물이고 유격대는 물고기'라는 말을 실천에 옮기면서 절대적인 열세 속에서도 누구도 예상 못했던 혁명을 성공시켰다. 지금 금융투자업계도 마찬가지다. 유럽 재정위기와 글로벌 경기침체가 겹치는 불리한 여건이지만 그럴수록 투자자라는 물을 더욱 풍성하게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