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창(사진) 스탠더드앤푸어스(S&P) 아시아태평양 지역 은행담당 전무는 27일 "한국의 가계소득 대비 부채비율이 악화하는 것은 우려되나 한국의 금융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창 전무는 이날 오전 S&P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높은 가계부채는S&P가 한국 대형은행의 신용도를 평가할 때 감안하는 여러 위험 요인들 중 하나에 불과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부동산 담보대출이 가계부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자산가격 하락이 은행권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럴 가능성이 낮다"고 일축했다. 창 전무는 홍콩을 예로 들면서 "지난 1997년부터 2003년까지 7년 동안 부동산 가격이 70% 가까이 폭락했지만 은행권의 연체율은 1.5%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의 대형 은행들은 총부채상환비율(DTI)과 담보대출인정비율(LTV) 등의 규제 속에 적정 수준으로 부동산 담보 대출을 하고 있다"면서 "설령 자산가격이 하락해도 (홍콩처럼) 채무상환의 부담이 채무자에게 귀속돼 있어 은행권이 부실화할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창 전무는 향후 국내 은행의 신용 평가와 관련해 자산건전성을 강조했다. 그는 "가계부채가 여전히 높고 기업들도 글로벌 경기 둔화의 여파로 (은행에 대한) 부채가 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런 환경 속에서 은행 자산건전성을 면밀하게 들여다 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경제와 관련해 "S&P의 소버린 팀의 평가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한국의 경제 회복력은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보통 수준"이라면서 "다만 가계와 기업의 높은 부채 수준은 향후 신용 위험성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