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작가 임동식 26일까지 개인전<br>신예 이영빈은 '탕' 시리즈 선봬<br>목욕 통해 내면 치유하는 자아 표현
| 임동식 '비단장사 왕서방-그림과 모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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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빈 '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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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드에 대한 관심은 인체의 아름다움에 대한 탐구에서 시작해 자의식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다. 수많은 작가들은 이 같은 이유로 '누드'를 택했고 중견작가 임동식(67)과 신진작가 이영빈(31)의 개인전에서도 알몸 인물을 만날 수 있는데, 등장 배경은 각기 다르다.
◇임동식, 쇠퇴하는 동양문화 빗대=색색의 비단이 돌돌 말려있는 포목점은 꽃밭처럼 화사하다. 마냥 곱기만 한 그림 속의 벌거벗은 사내들이 뜬금없다. 앞쪽 인물은 주인공 격인 비단장사 왕서방. 그의 어깨에 붙은 파스가 힘겨운 노동을 암시한다. 작가 임동식은 "일하는 남자는 왕서방의 젊은 점원시절 모습이고 비스듬히 앉아서 여자를 훔쳐보는 아들, 빈둥거리며 누워 노는 손자가 여기 있다"라고 짚어주며 "과거부터 지금까지 대(代)를 이어 비단문화를 일구려 고생한 동양인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화려한 비단에 둘러싸인 인물이 더 쓸쓸해 보이는 이유다. 작품은 송현동 이화익갤러리에서 볼 수 있다. 1층의 전시작과 달리 2층은 '양복점 시리즈'다. 치수를 재기 위해 줄자로 몸을 칭칭 감는 서양식 양복점 풍경은 이지적인 반면 위압적이고 구속적이다. 자연과 동양 정신성을 상실한 현대 도시 문명을 꼬집은 작품들이다. 70년대 중반부터 미술의 장을 자연으로 확장해 '야외미술 프로젝트'를 전개해 온 임동식은 2005년 아르코미술관 개인전 이후부터 다채로운 회화작업 신작을 선보이고 있다. 26일까지. (02)730-7817~8
◇이영빈, 내면 치유하는 자아= 대중목욕탕을 연상시키는 격자무늬 타일로 이뤄진 공간. 그 안에 발가벗은 인물이 아주 작게 그려져 있다. 목욕은 몸을 씻는 행위지만 그림 속 목욕은 내면의 치유과정이다. 일상의 사소함을 소재로 작업하는 젊은 작가 김영빈은 이 같은 이유에서 '탕(Bath)'시리즈를 내놓았다. 종이에 수묵담채로 그려 말끔한 느낌도 마치 목욕 후의 상쾌함 같은 작품이다. 반복적으로 그은 가로ㆍ세로 직선이 폐쇄적인 타일벽을 구성하는 동시에 이것은 외부로 뻗어 소통하고자 하는 '끈'으로도 해석된다.
소격동 학고재갤러리에서 20일부터 열리는 개인전에는 대작 10점 외에 갱지에 연필로 그린 소박한 드로잉 158점도 함께 선보인다. 자신을 투영한 듯 발가벗은 인물은 "스스로를 억압하거나 부정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는" 작가의 태도를 보여준다. 6월26일까지. (02)720-15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