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34개월만에 1,900선을 돌파하면서 국내 증시가 본격적인 재평가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 갈수록 강화되는 글로벌 유동성을 바탕으로 기업들의 높은 실적 성장세가 메리트로 작용하면서 저평가 상태에서 벗어나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국내 증시는 앞으로 주가가 사상최고치에 달했던 2007년 수준을 뛰어 넘어 새롭게 도약하는 단계로 진입하기 시작했다는 지적이다. ★관련 시리즈ㆍ기사 3ㆍ19면
6일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의 강한 매수세속에 전날보다 25.01포인트(1.33%) 오른 1,903.95로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1,900선을 웃돈 것은 2007년 12월27일(1,908.62) 이후로 2년10개월 만에 처음이다.
달러 약세와 저금리 그리고 추가적인 양적완화 기대, 기업들의 실적 개선세 등이 맞물리면서 글로벌 유동성이 국내로 활발하게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 미국의 서비스업지수 호전에 일본 중앙은행의 제로금리 부활 및 부양책을 계기로 각국이 유사한 조치를 이을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면서 미국증시가 급등한 점도 이날 국내 증시를 연중 최고조로 이끌었다. 이날 국내 증시 뿐만 아니라 일본과 대만, 홍콩 등 아시아증시도 일제히 1%가 넘는 급등세를 보였다.
그동안 국내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크게 높아진 국내 증시의 실적메리트는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에서 한층 팽창된 유동성외국인의 수급개선과 증시 상승의 원동력이 돼 왔다. 따라서 지난 분기에 이어 역시 사상 최대치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3∙4분기 실적시즌을 거치면서 이제는 국내 증시의 낮은 밸류에이션이 메리트로 작용할 수 있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10일 1,800선을 넘은 이후 16거래일만에 다시 마디지수로 불리는 1,900선에 도달했다. 이 사이 달러캐리트레이드를 앞세운 외국인은 하루도 빠짐없이‘사자’에 나섰다. 외국인은 이날 무려 8,519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이달들어 불과 나흘새 2조2,000억원어치의 국내 주식을 사들였다. 이날 외국인의 순매수 금액은 지난 7월 14일(9,072억원) 이후 올들어 두번째로 가장 많았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한층 팽창된 글로벌 유동성이 국내 증시의 재평가 모멘텀과 결합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연초만해도 올해 증시의 고점을 주로 1,900 초반대로 제시했던 국내 증권사들은 이제 연내 2,000포인트 돌파 쪽으로 눈높이를 한 단계 상향조정하고 있다. 내년 역시 지속적인 상승세를 거듭할 가능성이 높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지금까지 국내 증시가 실적중심의 장세였다면 앞으로는 유동성을 기반으로 한 밸류에이션 장세로 전환할 것”이라며 “풍부한 유동성에 따른 외국인의 지속적인 매수세가 국내 증시를 끌어 올릴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