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스와프시장에 100억달러의 외국환평형기금을 공급하기로 밝히자 가뜩이나 감소세인 외환보유액이 크게 줄어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스와프시장의 개입으로 외환보유액이 감소하지는 않는다. 일정기간 내 만기도래시 다시 달러를 돌려받기 때문이다.
예컨대 시중은행 A가 당장 단기외화자금 100만달러가 필요할 경우 외환당국은 스와프시장에서 1개월간 100만달러를 빌려주고 그에 상응하는 원화를 받는다. 원ㆍ달러 환율이 1,000원일 경우 10억원을 담보로 받는 것이다. 1개월 만기도래시 자금사정이 호전됐을 경우 A은행은 다시 당국에 100만달러를 돌려주고 원화 10억원을 돌려받게 된다.
당연히 외환보유액의 실질적 변동은 없는 것이다. 하지만 해당월에는 외환보유액이 100만달러 감소한 것으로 표시된다. 정부가 지난주와 이번주 초 스와프시장의 패닉에도 불구하고 선뜻 개입하지 못했던 점도 바로 달러공급량이 이달 말 외환보유액 감소로 잡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최근 환율안정을 위해 외환보유액에서 수백억달러를 쏟아붓고도 환율을 잡지 못해 여론의 비난을 받았던 정부로서는 외환보유액 감소를 신경쓰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금융시장의 상황이 너무 심각하다 보니 할 수 없이 외환보유액을 투입하겠다는 결단을 내린 것이다.
실제 최종구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스와프거래를 통해 자금시장에 달러를 공급하는 것은 외환시장에서 직접 개입하는 것과는 다르다”며 “스와프를 통해 일정기간 달러를 빌려준 후 되받는 것인 만큼 궁극적으로 외환보유액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와프거래로 외환보유액이 일시적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날 수 있지만 이를 오해하거나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