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울산 극장가 사활건 한판 승부

울산지역 극장가가 생존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먼저 불을 지핀 곳은 롯데시네마. 지난 2001년 8월 개점한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 울산점내에 8개 상영관, 1,400석 규모로 들어선 이 영화관은 지역 최초의 첨단 멀티플렉스 영화관이어서 주말이면 예약을 하지 않으면 좌석을 잡기 힘들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타격을 받고 있는 곳은 `극장 1번지`로 불리는 중구 성남ㆍ옥교동 구시가지 일대 극장. 이 곳에는 태화, 천도, 울산, 중앙, 시민 등 7개 극장들이 3,000여 좌석을 갖추며 번영을 누렸으나 롯데시네마가 등장한 이후 쇠락을 거듭하고 있다. 명화아트홀의 경우 지난 2001년 고객 감소에 따른 누적 적자를 견디지 못해 폐업을 했고 시민극장은 2001년 12월과 2002년 2월 두차례 휴업을 실시했다. 또다른 극장은 폐업을 결정했다가 빈 점포를 우려한 건물주가 임대료를 50%인하해 겨우 폐업을 모면했다. 한 극장관계자는 “롯데시네마가 개관한 이후 고객이 70%가량이나 줄었다”며 “시설 현대화를 하고 싶어도 소요 자금이 100여억원이 넘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자금 여력이 있는 극장들은 시설 현대화와 서비스 확대로 고객 탈환에 나서고 있다. 태화극장은 건물 철거 후 첨단시설을 갖춘 전문 영화관으로 재개관키로 하고 최근 영화 상영을 중단했으며 울산극장은 500여석인 단일관을 2개관으로 분리한 데 이어 개ㆍ보수를 마쳤다. 그러나 이 같은 공격 경영이 성공할 지는 미지수다. 설상가상 쇼핑몰 업체들이 잇따라 첨단 영화관 개관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구 성남동 구 경전백화점 부지에 건립중인 울산갤러리존의 경우 하루 최대 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멀티플렉스 영화관(강우섭프리머스시네마)8개관이 들어선다. 또 오는 11월 완공 예정인 BKG건물에는 7개관(동양매직박스)이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어서 고객 유치 쟁탈전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시가지 극장들이 현대식 첨단시설과 신속한 배급망을 갖춘 롯데시네마와 쇼핑몰 극장에 밀려 머지 않아 퇴출될 가능성이 높다”며 “어느 극장이 살아남느냐에 따라 인근 점포와 상권의 흥망도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김광수기자 k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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