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3.30 재보선이후 정국전망] 정치개혁 급류 탈듯

3·30 재보선 결과가 앞으로 정국의 흐름을 상당부분 좌우할 전망이다.이번 선거가 현정부의 중간평가의 성격을 내포하고 있는데다 지역색이 옅은 수도권이라는 점에서 그 결과는 곧바로 민심의 현주소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야가 지난 17일간의 공식선거운동기간중 당지도부가 직접 나서는 등 당력을 총집중시킨 것도 이와 무관치않다. 그러나 투표율이 40% 안팎에 머물 것으로 보여 결과를 속단하기 어렵다는게 당과 여론조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선거현장의 관계자들이 『투표율이 의외로 낮게 나오면 이변이 속출할 것』이라고 언급한 것은 이같은 맥락이다. 특히 이번 재보선에서 해당지역 선관위 사무국장이 긴급교체되는 등 과열 혼탁상을 보여 선거결과에 관계없이 여야간 불법선거 공방이 치열할 전망이다. 심지어 지난 17일 총재회담이후 복원된 정국이 다시 뒤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야가 이날 재보선 보완책이나 개선책 등을 논의한 것은 이를 의식한 것으로 볼수있다. 따라서 여야는 선거결과에 관계없이 정치개혁 입법과정에서 재보선 개선책 등을 논의하는 등 정치개혁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재보선 표심에 따라 정국이 한차례 요동칠 것은 분명하다. 우선 여당이 3개지역에서 모두 이길 경우 공동여당의 공조가 더욱 강화될 것이다. 반면 야당은 내부갈등 회오리에 휩싸일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회창(李會昌)총재의 책임론이 떠올라 李총재의 입지가 약화되면서 계파갈등이 심화할 확률이 높다. 그러나 여당이 2승, 야당이 1승하면 사실상 무승부로 정국주도권 쟁탈이 다시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표차나 투표율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때 여당패배라는 풀이도 나올 수 있다. 수도권이 여당강세지역으로 공동여당의 텃밭이라는 점에서 산술적 계산으로는 설명이 곤란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여당은 공천실패에 따른 책임론이 부상, 현지도부는 인책론에 휘말릴 것으로 보인다. 야당도 1승이 국회의원 재보선지역이 아닌 안양시장에서만 이길 경우 사실상 야당패배라는 해석이 나올 것이다. 3곳 모두 지난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승리했던 지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한나라당내 주류측은 여당에 불법선거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으면서 선전에 만족, 비주류의 역공을 막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여당이 1승, 야당이 2승했을 경우 여당은 책임론, 여여(與與) 공조균열 이 우려된다. 특히 내각제 갈등이 재연, 여당은 걷잡을 수 없는 내분에 빠질 것이다. 반면 야당은 여당의 국정혼선과 독주가 선거전략에 먹혀들었다고 판단, 대여공세에 당력을 집중시킬 것이다. 물론 李총재는 정국주도권은 물론 당내 위상이 강화, 비주류의 입지가 좁아지면서 내부 결속도 한층 더 공고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야당이 전승했을 경우 한일어협 등 정부의 실정이 재보선의 패인으로 각인돼 정국주도권이 상실, 자칫 공동정부가 와해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이럴 경우 여당은 민심수습책으로 대대적인 당정개편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야당은 정국주도권을 완전히 장악, 실질적인 원내 제1당으로 정국을 좌지우지할 것이다. 따라서 당내 계파갈등이 완전히 잠복되면서 李총재를 중심으로 당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양정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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