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박수근 탄생 100주년 … 최대 규모 전시회 열려

가나인사아트센터

유화 등 120점 선봬

박수근의 '시장 사람들' 1950년대작 /사진제공=가나아트센터

1914년 2월 강원도 양구군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광산업을 하던 부친의 사업 실패로 가세가 급격히 기울면서 보통학교(초등학교)만 간신히 졸업했다. 어린 시절부터 소중히 간직해 오던 화가의 꿈도 접어야 했다. 하지만 그의 재능을 높이 산 선생님의 권유로 독학을 결심하고 다시 붓을 들었다. 간경화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궁핍하고 외로운 삶이었지만, 그의 그림에선 인간에 대한 따뜻한 정(情)이 차고 넘쳤다.

향토적이면서도 소박한, 그래서 가장 한국적인 작가로 평가받는 화가 박수근(1914~1965)이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는다.


지금은 작품의 평균 크기(호)당 가격이 2억 9,000만원이 넘는, 우리나라에서 그림 값이 가장 비싼 작가로 우뚝 섰지만, 생전에 개인전은 고사하고 제대로 된 화실조차 갖지 못한 채 마루에서 그림을 그렸던 불우한 예술가였다. 그의 말년은 더욱 불행했다. 1957년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 낙선한 충격으로 과음이 계속됐고, 백내장에 걸린 한쪽 눈은 수술비가 없어 실명하게 된다. 박수근은 결국 1965년 간경화가 악화돼 세상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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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박수근은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독창적인 영역을 구축한 작가로 평가받는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은 기름 팔던 이웃집 아낙네, 장터를 오가며 만난 여인들, 아이를 업은 소녀, 빨래터에 모여앉아 빨래하는 동네 아주머니, 공기 놀이하는 소녀 등 하나같이 일상 생활 속 서민의 모습이다. 여기에 바위 질감을 주는 두터운 마티에르 효과가 박수근만의 화풍을 만들었다. 돌밭이나 화강암의 질감을 연상시키는 마티에르는 그의 화풍에서 가장 큰 특징이다.

박수근 탄생 100주년을 맞이해 국민 화가 박수근을 재조명하는 특별한 전시가 열린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가나인사아트센터에서 17일부터 3월16일까지 개최되는 '박수근 탄생 100주년 기념'전에선 그의 유화 90여점과 드로잉 및 수채화 30점 등 총 120여점을 선보인다. 규모로는 역대 최대이며, 2007년 5월 서울옥션 경매에서 국내 미술품 경매사상 최고가(45억 2,000만원)를 기록했던 '빨래터'를 비롯해 '시장의 사람들'(1950년대), '노인과 소녀'(1959), '귀로'(1964), '고목과 행인'(1960년대) 등 그동안 화집에서만 볼 수 있던 작품들이 대거 나온다.

이옥경 가나아트센터 대표는 "국내 대표 관광지인 인사동에서 전시를 여는 것은 내외국인 모두에게 갤러리의 문턱을 낮춰 박수근의 작품 세계를 제대로 알릴 수 있는 기회로 삼으려는 것"이라며 "앞으로 유럽 미국 등과 연계해 (박수근 기념전을) 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 1만원. 초등생 6,000원. (02)720-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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